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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팔로우 (It Follows, 2014) 어느 날 나는 어떤 평론가가 현대 공포 영화의 트렌드에 대해 분개하는 내용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나도 한창 그 어느 때보다 공포 영화에 흥미를 가진 적이 있었고 유명하다는 영화들은 많이 챙겨보곤 했다. 어떤 영화들은 인간의 살을 우습게 찢기도 하고 어떤 영화들은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며 때로 어떤 영화들 속 주인공들은 괴물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향들은 시대적인 수준에 영향을 받으며 진화하고 변화하고 다시 순환되기도 한다. 문제는 내가 보았던 그 영상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의 공포는 가짜만으로 가득차있다는 것이었다. 일단 '공포'의 개념에는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겪는다는 것인데 대부분의 쓸모없는 공포 영화들은 사람들을 순간적으로 놀래키는데에만 집중하거나 시각적인 쾌락으로 둘러싼 충격의 일종.. 더보기
노예 12년 (12 Years a Slave, 2013) 은 1800년대 흑인 노예제가 행해졌던 미국을 배경으로 그려졌다. 주인공은 흑인인 자유인이지만 어느 날 납치를 당해 억울하게 노예 생활을 하게 된다. 그는 인생은 마치 하루 아침에 모든 돈을 잃은 것처럼 완전히 변한 것이다. 이 억울한 그의 인생은 12년의 여정인 것이다. 이 이야기는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실화임과 동시에 역사 속에 사라진 치욕적인 사건들을 목격할 수 있어서일 것이다. 사실 이것마저 하나의 '드라마'가 되었지만 스티브 맥퀸은 마음 속의 역동을 고요한 분위기로 표현해낸다. 흑인 노예들이 불렀던 노래들은 가슴을 흔들기도 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먼 세계의 과거를 효과적으로 집중시킨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마침 이 시대의 사람들은 문화 면에서도 대단히 .. 더보기
카운슬러 (Counselor, 2013) 서부의 셰익스피어로 추앙받는 코맥 매카시는 를 통해서도 냉혹한 세계를 여지 없이 보여준다. 나는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 를 대단히 인상깊게 보았다. 그런 기억 덕에 차기작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가 직접 극본을 맡고 리들리 스콧이 감독하여 를 제작하였다. 나는 이 영화를 본 후 각본으로 이루어진 도서를 선물 받아 읽었는데 영화 속의 묘사는 코멕 매카시의 문체 그대로였다. 이로 인해 관심이 있던 팬들에게는 작품에 대해 더욱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기에 더욱 마음에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이전의 처럼 코엔 형제가 아닌 리들리 스콧이 감독이기 때문에 연출 부분에서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영화가 소설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궁금해서 읽긴 하였으나, .. 더보기
맨 인 블랙 3 (Men in Black 3, 2012) 마블 코믹스에서 출간된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화된 시리즈는 1997년 첫 등장 이래로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시리즈가 매 번 호평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코미디 장르와 SF의 절묘한 조합 덕분일 것이다. 일반적인 SF 영화들은 비이상적이고 복잡한 장치 때문에 대중들을 모두사로잡기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이 작품은 관객이 이해할 필요 없이 '세상은 넓어도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것' 처럼 세계관과 사건이 매우 단순하고 외계인 음모론을 조롱하기 위한 다양한 블랙 코미디 등으로 꾸며져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부담없이 즐기는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은 97년 1편을 시작으로 15년이 지나 3편으로 등장하였는데 이는 긴 시간이었다. 비록 3편이라는 점에서는 그 시간적 간격이 크기 때문에 시대의 트렌드나 .. 더보기
스페이스 카우보이 (Space Cowboy, 2000) 때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인간이 늙었을 때 세상을 어떻게 맞서내는가에 대해서도 영화를 통해 언급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늙은 자와 세상에 관한 것이다. 가끔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인간과 세상과의 관계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지막히 말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많은 이야기들이 그리 와닿지 않는 것이 모든 표현의 대상들이 특정한 혹은 다수의 노인들을 지칭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의 영화에서는 항상 본인이 등장하기 때문인지 그의 이야기가 되는 기분이 크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아주 거대하지만 아주 작은 내용을 보는 듯했다. 젊은 시절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졌던 네 명의 남자가 있었다. 이들에게는 달까지 직접 가보는게 원대한 소원이었지만 현실은 그게 어려웠고, 저절로 .. 더보기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2013) 1961년, 어느 포크 송 가수는 자살한 동료를 잃고도 죽지못해 살아가고 있다.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동안은 한 없이 이 고달픈 인생은 아닌 것처럼, 그는 가스등 카페의 작은 조명 안에서 읊조린다. 그는 이 영화의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이다. 코엔 형제는 2002년에 생을 마감한 데이브 반 롱크를 의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로 창조하여 이야기를 만들었다. 왜 하필이면 그였는가에 대해서는 크게 묻지 않게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우상이나 롤 모델을 기억하는 것처럼 특정인에 대한 애착감이리라. 죽은 르윈의 동료가 마이크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게되는 시점은 영화가 시작하고 조금 지나서이다. 관객은 그 전부터 르윈이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인가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그는 가스등 카페의 솔로 연주를.. 더보기
나우 유 씨 미 : 마술 사기단 (Now You See Me, 2013) '마술을 이용하여 범죄를 저지른다'는 설정에서 시작된 는 네 명의 마술사 (정확히는 한 명이 독심술사)가 정체불명의 인물로로부터 지시를 받고 마술 사기극을 벌이는 쇼이다. 사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만족할 수 없었던 이유는 영화가 일종의 헤이스트 필름의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기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특히 국내 제목에는 '마술사기단'이라는 부제를 통해 작품의 성격을 강화했다. 영화에서 그랬지만 단지 이 영화의 결말은 전체 줄거리가 '범죄'의 짜릿한 속성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마술'과 관계를 이야기 할 뿐이다. 의도는 좋았지만, 이 영화는 마술의 용도를 누누히 언급한 덕분에 오히려 많은 생각을 뿌리치게 해줬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영화 속에서의 마술은 '오락'이 아닌, '범죄'의 용도로 .. 더보기
웜 바디스 (Warm Bodies, 2012) 는 상당히 머리가 좋은 영화다. 주제와 배경을 아주 잘 이용한 영화다.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시작하는 R이라는 이름의 좀비가 주인공이다.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이름조차 할지 못하고 R로 시작되는 것만 가까스로 기억하는 것 같다. R을 포함하여 모든 좀비들은 자신에 대한 궁금증을 스스로 묻는 것 같다. 지나치게 감성적인 좀비인데, 이쯤되면 좀비라고 하기도 뭐하다. 크게 따질 필요는 없다. 이 영화는 애초에 좀비 영화가 아닌 로맨스 영화니까 말이다. 주인공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독백으로 관객들에게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한다. 어느 날 그는 무리와 함께 사냥감을 사냥하던 중 여자 주인공인 줄리를 발견하고 첫 눈에 반한다. 심장이 뛰기 시작한 것이다. R은 좀비지만 좀비로부터 필사적으로 그녀를 지키려고 노력하.. 더보기
아메리칸 뷰티 (American Beauty, 1999) 한 가족이 있다. 직장에서 잘릴 위기에 처한 마흔 넘은 가장, 한 동안 집 한 채 팔지 못하는 하우스셀러 아내, 그리고 사춘기 딸. 각자의 삶은 항상 재미 없고 관계마저 위태위태하다. 그 중 가장 문제는 아빠. 찌질하고 고집불통에 철 없다. 이것은 모두 일상의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다. 어느 날 그는 치어리더인 딸의 공연을 보러 간 날 딸의 친구를 만나게 되고 한눈에 반한다. 아빠의 눈에는 잊을 수 없이 관능적인 시선의 소녀가 아른거린다. 딸의 친구에게 반해버린 것이다. 1999년 개봉한 는 한 가족과 이웃 간에 벌어지는 아주 '사소한' 이야기이다. 아무리봐도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이들의 인생에는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아무도 잘못한 것은 없다. 보고 나면 항상 그렇.. 더보기
살인 소설 (Sinister, 2012) 과거에 살인에 관한 주제로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 라는 영화가 있었다. 영화 속의 사립 탐정인 주인공이 접하게된 8mm 필름 속에 담긴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이었고, 영상미보단 사실의 '그 무언가'를 바탕으로 한 결과로 꽤 충격적이었다. 은 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슈퍼 8 필름을 사용했다는 점이고, 주인공은 이 하나의 단서만으로 집요하게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한다. 다만 어디까지나 몇 조건만이 비슷할 뿐이고 놀라웠던 것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최후의 장면이었다. 소설가인 주인공은 자신의 새로운 작품을 위해 가족과 함께 외딴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그리고 그는 작업 도중 우연히 다락에서 알 수 없는 출처의 필름들을 발견한다. 필름 속에는 실제로 행해지는 듯한 살인 장면이 1인칭 시점으로 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