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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우 유 씨 미 : 마술 사기단 (Now You See Me, 2013)

 '마술을 이용하여 범죄를 저지른다'는 설정에서 시작된 <나우 유 씨 미>는 네 명의 마술사 (정확히는 한 명이 독심술사)가 정체불명의 인물로로부터 지시를 받고 마술 사기극을 벌이는 쇼이다.

 

 사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만족할 수 없었던 이유는 영화가 일종의 헤이스트 필름의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기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특히 국내 제목에는 '마술사기단'이라는 부제를 통해 작품의 성격을 강화했다. 영화에서 그랬지만 단지 이 영화의 결말은 전체 줄거리가 '범죄'의 짜릿한 속성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마술'과 관계를 이야기 할 뿐이다.

 의도는 좋았지만, 이 영화는 마술의 용도를 누누히 언급한 덕분에 오히려 많은 생각을 뿌리치게 해줬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영화 속에서의 마술은 '오락'이 아닌, '범죄'의 용도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성격이건 간에 이 영화를 보고 났을 때에는 보기 전과 다를 것 없이 유연함이 없이 뻣뻣할 뿐이었다. 다행히 사람들이 이 킬링 타임용 영화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늘상 마술이 끝나면 보여주는 마술의 비밀이 장착된 전형적인 해피 엔딩이었을 것이다. 다만 이쪽은 그냥 부수적인 것은 아니었으니 다행이다. 이 인물들이 보여주는 행위는 마술이라 쓰고 범죄라고 읽는 것이 맞을 것이다. 어느 범죄 영화나 몰입도를 유발하는 방식 중 하나는 범죄를 실시간으로 열린 시각에서 보여주는 방식을 예로 든다. 하지만 이 영화 속의 범죄의 행위는 오직 '마술'의 이미지에 한정시키기 때문에, 그저 관객은 스크린을 통해서도 관객의 시각에서 본 다음 모든 것이 지나서야 해설해주는 방향을 고집한다. 마술이라는 전제를 두었기 때문에 이런 연출은 매우 당연하지만 몰입의 가속이 붙지 않는다. 다만 가끔씩 등장하는 액션은 생각보다 빠르고 재미있다. 두 가지를 혼합했으면 좋았을텐데 이 영화는 거기서 그친다.

 

 <나우 유 씨 미>의 스케일은 예상보다 크다는 것을 가장 눈에 띄는 요소로 꼽을 수 있다. 이 영화 속 인물들이 보여주는 마술쇼는 실제로 텔레비전에서 볼 수 없는 그 이상의 블록버스터처럼 꾸며진다. 일단 잡다한 잔챙이들은 다 버리고 거의 초반부터 큰 규모로 판이 커진 상태로 시작하다보니 속도감은 있을지언정 전체적인 이야기를 끌고가는 핵심이 그냥 저냥 둔해보일 뿐이다. 또한 영화는 계속적으로 이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의 입장과 마술을 해석하는 마술사의 생각 관념이 서로 맞부딪치는 것을 보게 되는데 그 중간에 4명의 마술사가 계속 트릭을 날리니 관객마저 어떤 것이 결말로 향하게 하는 진짜 장치 (반전)인지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이 영화가 전체적인 구조가 마술의 청사진으로 뒤덮혀있다면 보는 이들은 그 구조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즐기게끔 하면 되는데, 괜히 신경쓰게 만들어줬다.

 

 친절하게도 거의 초반 10분 동안 이 주인공들이 영화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흥미롭게 보여주는 초반부가 모든 이의 관심을 끌게 만든다. 사실 이 10분이 많은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10분 이후의 장면들의 조합들을 잘못꿴 덕분에 중반이 넘어간 후에는 그 것이 무너지면서 균형이 깨진다. 요점은, 이 과정에서 이 영화가 인물간의 갈등으로 조직이 무너지는 범죄 영화도 아닌 채로 그냥 사건의 흐름 덕분에 무너진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 멀티 캐스팅은 단순히 현대 상업 영화가 흥행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열쇠일 것이다. 여기서부터 작품이 완성도가 두 번째 조건인데 이 영화는 별 볼일 없다는 것이다. 마치 브렛 레트너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이 영화가 끝나면 별게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마술' 보는 동안 그 트릭을 찾으려고 하며 이를 즐긴다. 문제는 이 영화가 최종 목적은 '범죄'인 것을 두고 향해하는 것인 줄 알았지만 그 과정이 오직 관객을 즐기게하기 위한 오락적 흥미를 포함할 뿐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원했던 바와는 달라겠지만, 이것보다는 더 짜릿한 방식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이는 조금 더 범죄 영화에 걸맞게 '어떤 공식'을 바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영화는 욕심이 많게도 두 마리의 토끼 중에 한 마리만 잡았으니 그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여겨야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