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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 2016) 영화의 첫 장면은 바다를 향하는 한 배에서 티격태격대는 삼촌과 조카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바다가 보이는 곳이 맨체스터 바이-더-씨라는 지명이다. 과거의 어느 장면이었다. 그리고 현재로 돌아와, 추운 겨울이다. 아파트 관리인으로 홀로 조용히 지내는 리가 조카에게 낚시를 가르쳐준 그 삼촌이었다. 그는 직업적으로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하는 변변치 않은 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가끔씩 여성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그러지만 그는 더 이상 누굴 만나는데에 관심이 없어보인다. 그리고 어느 날 그는 연락을 받았다. 형이 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그는 홀로 멀리 떨어져 살다가, 자신이 살던 동네,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향한다. 교차편집으로 전개되는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어느 개인적인 인물의 삶에 집중할 수 있게끔 구성.. 더보기
노예 12년 (12 Years a Slave, 2013) 은 1800년대 흑인 노예제가 행해졌던 미국을 배경으로 그려졌다. 주인공은 흑인인 자유인이지만 어느 날 납치를 당해 억울하게 노예 생활을 하게 된다. 그는 인생은 마치 하루 아침에 모든 돈을 잃은 것처럼 완전히 변한 것이다. 이 억울한 그의 인생은 12년의 여정인 것이다. 이 이야기는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실화임과 동시에 역사 속에 사라진 치욕적인 사건들을 목격할 수 있어서일 것이다. 사실 이것마저 하나의 '드라마'가 되었지만 스티브 맥퀸은 마음 속의 역동을 고요한 분위기로 표현해낸다. 흑인 노예들이 불렀던 노래들은 가슴을 흔들기도 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먼 세계의 과거를 효과적으로 집중시킨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마침 이 시대의 사람들은 문화 면에서도 대단히 .. 더보기
카운슬러 (Counselor, 2013) 서부의 셰익스피어로 추앙받는 코맥 매카시는 를 통해서도 냉혹한 세계를 여지 없이 보여준다. 나는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 를 대단히 인상깊게 보았다. 그런 기억 덕에 차기작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가 직접 극본을 맡고 리들리 스콧이 감독하여 를 제작하였다. 나는 이 영화를 본 후 각본으로 이루어진 도서를 선물 받아 읽었는데 영화 속의 묘사는 코멕 매카시의 문체 그대로였다. 이로 인해 관심이 있던 팬들에게는 작품에 대해 더욱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기에 더욱 마음에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이전의 처럼 코엔 형제가 아닌 리들리 스콧이 감독이기 때문에 연출 부분에서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영화가 소설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궁금해서 읽긴 하였으나, .. 더보기
어바웃 타임 (About Time, 2013) 리차드 커티스의 은 인생에 관한 영화인데, 어느 새해가 되는 시기 주인공의 아버지는 주인공에게 말도 안되는 사실을 고백한다. '우리 가문 남자들은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주인공은 이 터무니 없는 소리에 농담하지 말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아버지는 역시 그가 믿지 않을 것을 짐작한 듯 바로 시간 여행을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는 지금 가서 해보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그는 믿기지 않는 일을 경험한다. 이 영화의 세계에서 시간 여행을 크게 제약이 없다. 그래봤자 이는 특성일 것이다. 가장 큰 것은 자신의 인생 내에서만 시간 이동이 가능하고, 아주 어둡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써야한다는 것이 끝이다. 아주 순진한 의도로, 주인공은 이 능력을 실수를 고쳐서 더 좋게 흘러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예를 .. 더보기
슬리핑 뷰티 (Sleeping Beauty, 2011) 루시는 공부하는 시간 외엔 잡다한 일을 하며 돈을 벌는 대학생이다. 그녀에게는 학생이라는 직업이 있지만 결국 물질적인 족쇄에 묶여 공부하는 것보다 돈 버는 것이 뒷전이다. 돈 없는 세대가 살기 위해 모든 시간을 투자해야한다는 강제적 의무가 있지만, 그녀의 사생활은 또래와는 조금 달리 독특하다. 루시는 식당에서 돈을 벌기도 하고, 어느 회사에서 서류 정리를 하기도 하며, '남자친구' (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그런 것 같은)가 있지만 다른 남자와 잠을 자주기도 하고, 때로는 마약을 하기도 하며 난잡하지만 규칙적인 것이 있는 생활의 연속이다. 영화는 어떤 음악도 없이 내내 그녀의 행동을 관찰하도록 도와주지만 그 반복된 일상이 익숙해질만하지 않기도 하고 그녀의 표정에는 별로 행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독특한 .. 더보기
스트레인저 댄 픽션 (Stranger Than Fiction, 2006) 소설 속의 '해설'은 작가가 독자에게 이끌고자 하는 이야기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소설의 가독성은 해설의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런 관계로 이 영화는 '만약 주인공이 하는 모든 행동이 소설이면 어떨까'에서 시작한다. 주인공의 모든 행동이 소설이라는 것이다. 주인공의 일상을 기반으로 설명되는 모든 행동과 성격은 매우 정형적이다. 이 사람은 국세청 직원이며, 그의 직업을 바탕으로 인생은 어느 순간부터 숫자와 암기로 가득차 있는 것 같다. 나레이션은 이 영화 속의 주인공의 일상을 간략하게 설명하는데 어느 순간 이 해설이 작품 외부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내부에 존재함으로써 주인공 본인이 들을 수 있게 된다.인생의 낙이 없이 소소하게 그는 매 하루를 시작하지만 어느 날, 자신의 일상을 말하는 해설자의 목소리가 들.. 더보기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1975) 의 주 무대인 정신 병원이다. 사회와 단절된 세상 속의 사회의 공간. 고요하고 평화로운 곳. 그래야만 하는 곳. 그러던 어느 날 입원한 불평 많고 매사에 방관적이고 가끔은 폭력적인 맥 머피는 평정의 불청객이 되어버린다. 그는 다소 삐뚤어진 태도로 평온한 정신 병원의 환자들을 관찰한다. 잭은 병원의 환자들이 그 곳 세계의 규칙에 완전히 동화되어있는 듯한 따분함을 겪는다. 환자들은 매 일정한 규칙대로 생활하고 일정한 방 이상에는 나갈 수 없고 통제되어 있다. 완벽하게 격리된 사회이다. 병원 직원들은 환자들을 잠재적 위험 분자로 보며 그들의 조금만 감정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조차 민감하다. 여기서 맥 먹피는 답답함을 억제하지 못하고 이끌어 탈출을 성공한다.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 가지 못해 그들은 .. 더보기
하트비트 (Les amours imaginaires, 2010) 어느 남녀가 한 남자를 바라본다. 관심을 주는 남자와 여자는 각각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이들은 모두 서로의 감정을 잘 알지만 삼각 관계가 감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솔직해야 할지 아닌지, 남녀는 그걸 고민한다. 는 삼각관계의 단순한 이야기지만 2명의 이성애자가 아닌 동성, 이성, 양성애자가 한번에 엮여 갈등을 한다는 특징이 부여된다. 그 설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스크린 속 마시멜로우 처럼 매우 달콤하고 쫄깃하다. 관찰의 대상이 되는 인물은 아주 한정적이고 손짓마저 놓치지 않을 정도로 그들을 지켜보는 영상은 섬세하다. 그리고 무대는 매우 안정적이다. 집, 거리, 집, 숲 속. 일정하다. 인물들은 자신의 감정을 절대로 말로 표현하지 않고 부글부글 끓이며 관객에게 어떤 느낌을 겪는지 간접으로 전달한다. 그.. 더보기
형사 서피코 (Serpico, 1973) 시드니 루멧은 당시 꾸준히 쌓여온 관심사인 여러 범죄 사회에 대해서는 재미있고 사실적인 묘사가 필요했기에, 70년대 대표작인 나 같은 비슷한 부류의 영화들의 장점들을 이 영화에 많이 빌려오곤 했던 것 같다. 알 파치노는 시드니 루멧의 를 통해 진정성 있는 연기력을 통해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실존 인물의 자전적인 이미지와 그가 겪는 사건의 사실감을 훌륭히 연출시키는데 주인공으로써 크게 기여를 했다. 는 과거 시대 미국 부패 경찰들의 모습을 흡사 "경찰청 사람들" 매우 생동감을 주며 때로는 그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영화의 제목인 서피코가 바로 그 실존 형사인데, 강력계 형사로써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프랭크 서피코는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개성을 가진 성격의 인물이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동료가 부.. 더보기
셋업 (Setup, 2011) 촬영에 참여한 배우들 마저 이 영화를 얼마나 좋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항상 총구는 일대 일로 겨룰 뿐이고 총을 먼저 겨눈 인물은 매번 총보다 훨씬 자비로울 뿐이다.오히려 영화는 죽은 인물에 대해서 유독 장난처럼 잔인해지고 범죄 영화 속 꽃같은 주제인 돈에 대해 크게 미련이 없어 보일 뿐더러 하나의 즐거운 사업처럼 행동하듯 그려진다. 이전에도 친구에게 뒤통수를 맞아 그를 복수하기 위해 뒤도 보지 않고 계획된 행동을 보여준 수 많은 영화들이 존재하는데, 어쩐지 이 영화는 그런 영화들을 단순하게 따라가지 않으려고 할 의도가 있었으나 분산만 시켜놓고 부스러기만 주변에 쌓여 지저분할 뿐이다. 물론 영화를 보기 전 출연하는 배우들의 구성을 보면 그 영화의 스케일이 보이긴 한다. 브루스 윌리스는 막대한 블록버스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