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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As Good As It Gets, 1997) 나는 간혹 코미디 영화만의 기가 막힌 상황 설정만으로라도 감탄을 보낸다. 그리고 나는 모든 영화 속에서 상황은 인물을 말해주고, 인물의 행동에는 반응이 있으며, 반응이 있기에 이야기가 만들어진다는 법칙을 믿는다. 가끔은 이야기라고 하기엔 어떠한 충족시키기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코미디'라는 장르는 상황 자체가 특이하기에 마련이고 그래야지 사람들에게 쉬운 몰입감과 감동을 주기에는 좋기 때문이다. 한 지긋지긋한 결벽증을 가진 어느 로맨틱 작가의 이야기인 는 시리즈의 각본가이자 제작자인 제임스 L. 브룩스의 4번째 감독작이다. 그는 이미 3번의 작품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입지를 다졌는데 이 영화에서는 특히 잭 니콜슨의 뛰어난 연기력 덕에도 여러모로 인정을 받은 작품이 되었다고 한다. 잭 니콜슨은.. 더보기
굿나잇 (The Good Night, 2007) 매일 밤, 취침 시간이 되면 커플은 불을 끄고 나지막히 서로를 사랑한다고 속삭이고서는 잠을 청한다. 그 조차 생활의 습관처럼 베어버린 남자는 어느 날 묘한 기분의 꿈을 맞이한다. 청소년기, 몽정의 황홀함처럼, 그는 꿈 속에서 그냥 말로 표현하자면 얼굴부터 발끝까지 섹시한 여자의 육체의 촉감을 직접 경험한 것이다. 일상적인 마음의 스트레스는 그에게 반복적인 꿈을 만들어내고야 만다. 꿈 속의 미녀를 하루 간격으로 만날 때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참을 수 없게되고 그녀와의 통성명을 하자마자 입맞춤을 나눈다. 그에게서 이 꿈은 스트레스의 해소가 되어버린다. 어느샌가 잠에 깨고 나서도 아침부터 꿈 속의 그녀를 생각하면서 자위를 한다. 어느 덧 진정한 몽상은 진정한 현실을 잊으려 하고, 하루는 망가지기 시작했다. .. 더보기
더티 해리 (Dirty Harry, 1971)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필모그라피에 기록된 작품 중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생각되는 는 감히 말해 역사적인 형사물 중에서 가장 잘 만들어지고 보는 내내 재미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영화는 총 5개의 시리즈까지 개봉된 작품이었는데,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냥 계속 지속 될 수 있는 하나의 범죄 드라마같은 수준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오히려 그런 평가들이 오리지날 1편의 호평까지도 무색하게 만들어버린 듯 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라는 영화 제목에서의 인상 깊은 주인공인 해리 캘러한이라는 형사 역을 연기했다. 이 강렬하면서도 정 있는 이미지는 후에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비슷한 연기로 지속시킨 캐릭터가 되었다. 인물 자체가 매우 의롭고, 결단력이 뛰어나며 대사 .. 더보기
블루 벨벳 (Blue Velvet, 1986) 매 시대마다 가끔씩 파격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영화가 등장하곤 한다. 은 1980년대의 그런 영화중에 하나 였는데, 비록 매우 개방적인 영화들이 판을 치곤 했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는 데니스 호퍼의 혐오스럽고 노골적인 연기는 대단했다. 데이빗 린치는 77년 와 처럼 독특한 주제와 영상으로 주목받곤 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토드 브라우닝처럼 유사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86년에 개봉한 은 린치의 첫 번째 스릴러 영화로 그 시작은 환상을 심어줄 법한 부드러운 음악과 함께 한다. "블루 벨벳"이라는 키워드 속에서의 시작은 이상한 매료에 빠질 뻔한 분위기가 이윽고 귀가 발견되기 시작했을 때에는 불길한 분위기를 암시한다. 주인공은 잘려진 귀를 발견한 뒤 경찰에게 수사를 의뢰하지만 경찰은.. 더보기
크래쉬 (Crash, 2006) 현대 사회 속 사람들의 습관적인 인종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드라마 영화인 는 다국민적 세계의 불편한 진실을 경고하고 있다. 영화의 제목은 작은 사고이건, 큰 사고이건 서로 상충하기 시작하면 그 충돌은 불꽃처럼 점점 커진다는 현실에서 그 의미를 두고 있다. 이 영화는 실제로 보는 과정에서 인간 누구나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점점 상실해가는 인심과 윤리적인 양심을 보여주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들의 충돌은 관객마저 화를 내게 만들만한 사건의 연쇄성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한 가지 이야기가 아닌, 모든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연관성과 더불어 결합하며 끝을 향하려고 한다. 어쩌면 폴 해기스는 관객까지 이 현실에 대해 점점 외면을 하고자 하며 피해 의식을 가진 모든 자들에게 진.. 더보기
마이너리티 리포트 (Minority Report, 2002) 신 누아르 공상 과학 영화라고 불리기에는 상당히 그 이상의 판타지영화같다. 는 공상 과학 소설의 거장 중 하나인 필립 K. 딕의 동명의 공상 과학 소설을 원작으로 재탄생된 작품으로 2054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대에는 3명의 예지자의 신적인 예견을 바탕으로 최신 과학의 결합으로 범죄자가 범행을 저지르기도 전에 체포해버린다는 재미있지만 윤리적으로 보기에는 조금 말이 안되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영화의 범죄 예방 시스템은 질리도록 보여주지 않는다. 이 시대는 범죄 예방 차원에서 이들의 예견은 현실을 뜻하기 때문에 이 시스템은 의문 없이 영화 속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 시스템의 책임자인 주인공 본인은 공교롭게 자신이 곧 살인을 저지르는 운명에 처하게 되며.. 더보기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Pan's Labyrinth, 2006) 이 영화가 개봉되어 소개될 때 쯤에는 대부분이 단순한 판타지 영화 쯤으로 오해해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국내에서만 특이한 사례로 원제를 보면 단순히 더보기
트론 (Tron, 1982) 당시 월트 디즈니의 놀라운 디지털 프로젝트를 필두로 만들어진, 이 괴작이 등장했던 시기는 겨우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기까지 한 1982년이었다. (내가 분명 이 시기에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예측 해보건데) 1982년의 세상에서의 미국 상업 영화는 슬슬 세부 장르와 블록버스터의 테크놀러지에 박차를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은 등장했다. 나는 이후 새로운 리메이크 작인 을 본 뒤 이 영화를 접했는데 스토리와 기본적인 설정 요소들의 설명이 오리지날 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이 점은 정말로 대단하다고 여겨지는데, 어떻게 거의 8비트 이하의 수준이 구현된 게 임 세계에서 이런 이야기를 구상해냈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러나 첨단 그래픽 기술을 도입한 이 영화는 여러 영화사에서 수 차례에 걸쳐 거절당하기도.. 더보기
포인트 블랭크 (Point Blank, 1967) 1962년, 범죄 스릴러 소설인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인간 사냥"이라는 소설을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는 대략적으로 존 부어맨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원작 소설의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스토리로 인하여 작품은 동명의 이후에도 92년 홍콩에서 주윤발이 주연한 와 99년 멜 깁슨이 주연한 브라이언 헬겔랜드의 이라는 3번의 리메이크가 만들어졌을 정도로 이 작품은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존 부어맨은 원작의 틀을 깨고서 리 마빈의 고뇌와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는 작업을 해냈다고 한다. 리 마빈은 이 영화에서 친구에게 알카트라즈에서 큰 돈을 벌던 중, 뒤통수를 당하고 사경을 헤매다 배신한 친구가 가져간 돈을 다시 받아내기 위해 지능적인 복수를 한다. 그 중간마다 자신은 이미 한.. 더보기
더 브레이브 (True Grit, 2011) 1968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는 42년만에 다시 만들어진 코엔 형제의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서부 모험극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이 지루하다고 여겨지는 장르에 대해서는, 그저 다루지 않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그것도 잘 만들어진 스토리텔링과 위트에 타고난 재미를 보여주는 코엔 형제의 또 다른 작품이다. 원작 소설 "True Grit"와 거의 전체적인 내용은 다르지 않다. 영화는 강도를 당해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두 명의 레인저를 고용하는 과감한 소녀의 복수를 위한 모험을 그린 단순한 줄거리인데, 복수라는 설정보다도 복수를 위해 겪는 인물에 맞춰진 성격에서 비롯된 주인공들 사이의 대화와 감정적인 갈등 그리고 험난한 위기를 겪는 3인의 모험극이라는데서 더욱 성격이 두드러진다. 서부를 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