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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Minority Report, 2002)

  신 누아르 공상 과학 영화라고 불리기에는 상당히 그 이상의 판타지영화같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공상 과학 소설의 거장 중 하나인 필립 K. 딕의 동명의 공상 과학 소설을 원작으로 재탄생된 작품으로 2054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대에는 3명의 예지자의 신적인 예견을 바탕으로 최신 과학의 결합으로 범죄자가 범행을 저지르기도 전에 체포해버린다는 재미있지만 윤리적으로 보기에는 조금 말이 안되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영화의 범죄 예방 시스템은 질리도록 보여주지 않는다. 이 시대는 범죄 예방 차원에서 이들의 예견은 현실을 뜻하기 때문에 이 시스템은 의문 없이 영화 속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 시스템의 책임자인 주인공 본인은 공교롭게 자신이 곧 살인을 저지르는 운명에 처하게 되며 도망하고, 부하 경찰들로부터 수 차례 쫓기면서 사건의 숨겨진 비밀과 진실을 해쳐 나간다는 내용이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어느덧 이 영화 속에서도 어드벤쳐 액션과 스릴러를 다중적으로 집합시켜서 전혀 어렵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스릴러로 꾸며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사건 주변 장치나 인물 그리고 영화 속 세계를 뒷받침할 대부분의 의문점은 크게 관여를 하지 않기도 하며 영향력조차 미미하다. 심지어 전체적인 전개 과정은 톰 크루즈가 연기한 주인공의 행동과 생각에 기인하고야 만다.
  원래 이 영화는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90년에 찍은 토탈 리콜의 후속편으로 만들어질 의도로 각본이 짜여져있었지만, 예정과는 달리 계속되는 지연은 결국 97년에 아예 톰 크루즈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로 만들어질 것으로 다듬어지도록 만들어져버렸다. 특히 그들은 이전 작품을 통해 소통할 기회도 많았고, 각각의 작품과 연기 스타일을 서로 이해하며 조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전에 설계된 것보다 훨씬 자연스러웠다. 특히 톰 크루즈는 이 영화 속에서도 날렵해 보이는 주인공의 스타일을 고집했으며 스필버그는 장면적인 여유를 자주 남겨두었다.

 무엇보다도 대개 통상적인 공상 과학 영화에서 말하고자하는 작품 스토리 자체만의 풀리지 않는 교훈이나 숙제같은 것을 지적당하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이제는 지루한듯 시스템에 얽혀진 아이러니를 극복할 여지조차 없다. 오직 이 영화는 스토리 속 주인공의 문제 상황의 해결 전개에만 집중을 두고 있으며 그만큼 개연성은 매우 잘 조직되어 있다. 처음 이 영화가 네오 누아르라고 불리는 이유는 바로 이 점에서 달려있는 것 같다. 이 영화는 표백된 영상을 통해 실제로 심리적인 불안감을 자주 유발시키는 스릴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