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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루 벨벳 (Blue Velvet, 1986)

 매 시대마다 가끔씩 파격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영화가 등장하곤 한다. <블루 벨벳>은 1980년대의 그런 영화중에 하나 였는데, 비록 매우 개방적인 영화들이 판을 치곤 했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는 데니스 호퍼의 혐오스럽고 노골적인 연기는 대단했다. 데이빗 린치는 77년 <이레이저 헤드>와 <엘리펀트 맨>처럼 독특한 주제와 영상으로 주목받곤 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토드 브라우닝처럼 유사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86년에 개봉한 <블루 벨벳>은 린치의 첫 번째 스릴러 영화로 그 시작은 환상을 심어줄 법한 부드러운 음악과 함께 한다. "블루 벨벳"이라는 키워드 속에서의 시작은 이상한 매료에 빠질 뻔한 분위기가 이윽고 귀가 발견되기 시작했을 때에는 불길한 분위기를 암시한다. 주인공은 잘려진 귀를 발견한 뒤 경찰에게 수사를 의뢰하지만 경찰은 그의 말을 무시한다. 주인공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을 주제로 관객에게까지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그 단서를 찾아, 우연히 한 여가수가 살인 용의자로 조사받는 것을 알게된 주인공은 그녀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블루 벨벳"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블루 벨벳> 속의 모든 장면은 호기심에서 일어난다. 일단은, 처음 주인공의 행동은 정의로운 시민 의식을 위한 방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독특하게도, 린치는 관음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요상한 방식을 영화에서 자주 보여주곤 하며 거기에 우연적인 방식을 통해 더욱 심층적인 자극을 준다. 같은 해 개봉한 롭 라이너의 <스탠 바이 미>의 정신적 성장처럼 <블루 벨벳>은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 스릴러적 전개 방식은 매우 히치콕의 영화를 보는 듯 하며, 그 시절 가장 동시대적인 관심을 주제로 또 다른 세계 속 사람의 변태적인 취미나 감정을 매우 노골적으로 묘사한다. 또한 <블루 벨벳>에서의 데니스 호퍼는 광기와 야성의 악당으로 그의 행동을 린치는 관음주의로 대응한다. 주인공은 옷장 안에서 데니스 호퍼의 광기를 엿본다. 데니스 호퍼는 주인공을 발견하고, 일반인이 자신의 이상한 행동을 따라해보라며 강요하기까지 한다. 이상한 세상 속으로 발을 내딯은 정상인은 한 소용돌이 속에서 자리 잡게된다.
 사실 이 영화는 상당히 몽롱한 작품이다. 어떤 장면의 순간이 찰칵 거리면서 기억 나는 것 외에는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은 상당히 불편하다. 초현실적 방식과 필름 누아르 등 수 많은 어두운 그림자의 결합이 <블루 벨벳>에서 현실처럼 이루어진다. 관객에게까지 심리적 혼돈과 괴기한 광경을 보여주는 <블루 벨벳>은 1986년 대단한 관심을 받았던 데이빗 린치의 또 다른 컬트적 명작으로 평가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