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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트비트 (Les amours imaginaires, 2010)

 어느 남녀가 한 남자를 바라본다. 관심을 주는 남자와 여자는 각각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이들은 모두 서로의 감정을 잘 알지만 삼각 관계가 감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솔직해야 할지 아닌지, 남녀는 그걸 고민한다.


 <하트비트>는 삼각관계의 단순한 이야기지만 2명의 이성애자가 아닌 동성, 이성, 양성애자가 한번에 엮여 갈등을 한다는 특징이 부여된다. 그 설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스크린 속 마시멜로우 처럼 매우 달콤하고 쫄깃하다. 관찰의 대상이 되는 인물은 아주 한정적이고 손짓마저 놓치지 않을 정도로 그들을 지켜보는 영상은 섬세하다. 그리고 무대는 매우 안정적이다. 집, 거리, 집, 숲 속. 일정하다. 인물들은 자신의 감정을 절대로 말로 표현하지 않고 부글부글 끓이며 관객에게 어떤 느낌을 겪는지 간접으로 전달한다. 그렇지만 관객은 그 기분의 순수함을 캐낼 수는 없다. 이런 사건은 매우 예외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어떤 요구나 표현의 행위는 모든 사람이 겪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감정은 선물과 편지로 표현하면 된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그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모두는 행복하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의 색감은 화려하지 않고 잠잠하여 좋다. 매우 일상적인 공간의 현실적인 소리가 그러하다. 잊혀질 만 했을 때 나타나는 보랏빛 또는 초록빛으로 채색된 침실은 감정 선사의 계기가 되며 숨결까지 전달될 뻔한다. 아름답다.

 한 순간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주체하지 못할 수록 일상에서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이 그 사람에게로 연결된다. 그들은 일상에서 동상이몽을 꿈꾸지만 함께 있을 때는 아닌척 하며 하나의 꿈을 상상하고 있다. 이 영화 속 시퀀스 중간 마다 나오는 타 인물들의 독백은 이와는 다른 이미지다. 다른 영화에서도 이처럼 비슷한 방식이 채용되는데 전혀 스토리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들이 말하는 메시지는, 또 다른 연결 고리가 될 법한 말들이 되어버린다.

 

 나는 이미 알고 있던 몇 개의 곡이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으로 채용되어 무척 좋았다. 평소에 별 기분을 주지 못했던 곡들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연출과 함께 돌아오면 너무나도 새롭게 느껴진다. 새삼스럽지만 영화 음악은 없어도 상관 없지만 있어서 더욱 아름답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결말이 보는 사람에게 그다지 큰 충격을 불러 일으키진 않는다. 헛웃음으로만 가득찬 것이 사람 관계의 결말. "1년 뒤"는 시간이 말해주는 형태일 뿐, 이를 변화시킨 사람은 어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