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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1975)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주 무대인 정신 병원이다. 사회와 단절된 세상 속의 사회의 공간. 고요하고 평화로운 곳. 그래야만 하는 곳. 그러던 어느 날 입원한 불평 많고 매사에 방관적이고 가끔은 폭력적인 맥 머피는 평정의 불청객이 되어버린다. 그는 다소 삐뚤어진 태도로 평온한 정신 병원의 환자들을 관찰한다. 잭은 병원의 환자들이 그 곳 세계의 규칙에 완전히 동화되어있는 듯한 따분함을 겪는다. 환자들은 매 일정한 규칙대로 생활하고 일정한 방 이상에는 나갈 수 없고 통제되어 있다. 완벽하게 격리된 사회이다. 병원 직원들은 환자들을 잠재적 위험 분자로 보며 그들의 조금만 감정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조차 민감하다. 여기서 맥 먹피는 답답함을 억제하지 못하고 이끌어 탈출을 성공한다.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 가지 못해 그들은 다시 정신 병원으로 수용된다. 자신들의 세계에서, 그들은 작은 동요를 받아 처음의 자유를 다시 느끼고 싶어하고 즐거워하고 싶어한다. 잠시 커대한 해프닝이 일어나면 다시 고요해진다. 관리자들은 일종의 권위의 상징이다. 그들은 모두를 통제시키고 균형을 유지시키는 존재다. 통제된 공간에서 시간 맞춰 지내는 소수의 환자들은 인생의 즐거움에 대해 한 없이 소박해지게끔 보여준다. 


 나는 밀러스 포먼의 다양한 영화들 속에서 그만의 독창적인 감각이나 연출 습관 등 감독 특유의 작품의 공통적 매력을 눈치챌 수 없었다. 영화에 그런 섬세함이 없다는 것은 아닌데, 실제로 각각의 작품을 접할 때에는 그 작품에만 빠져 지내는데 충실해져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편견이 발생하지 않아 너무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다.

 물론 명작의 반열에는 사전 줄거리를 잘 확인하지 않고 보는 경우도 많다. 특히 잭 니콜슨이 출연한 영화가 그렇다. 그의 연기력은 이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딱히 말하자면 잭 니콜슨의 연기 스타일은 익숙한데, 이 영화는 밀러스 포먼의 이야기라고 인지하면서 볼 생각이 더욱 필요 없어 보인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매우 자연스럽게 소설처럼 읽히는 느낌이다. 공간적 소재는 폭력의 저편에 있지만 모든 장치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게 한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밀러스 포먼은 이 영화의 결말을 자유와 가장 밀접한 존재를 죽음과 관련시켜 그린다. 이러한 결말은 비록 사실적이지만 어찌할 수 없이 사회 속 인간의 종착역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충격적인 슬픔을 일깨워준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사람의 감정은 어딜가나 숨겨져 있는데도 사람으로 하여 외부적인 방법으로 잠식되는 슬픔을 유감스럽게 보여주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