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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퍼 에이트 (Super 8, 2011)

 어딜가나 떡밥의 제왕이라는 소리를 듣는 에이브람스의 새로운 SF 어드벤처 <슈퍼 에이트>는 관객에 대한 시대 착오가 많아보이는 영화다. 이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가족적인 결말과 80년대 걸작들의 속성이 고스란히 정리된 반찬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혹은 그냥 재미가 없었기 때문일수도.
 영화는 8미리 카메라로 좀비 영화를 찍던 중 열차 사고로 인해 중요한 사실을 알게된 6명의 아이들은 그 사실을 모른 척 하며 사고와 관련된 비밀을 의심하던 중 그들이 사는 마을에 어느 괴물의 등장으로 군대가 동원되는 사건을 그린 단순한 내용을 가진다. 이런 저런 소재와 성분만을 제외하면 영화는 더 이상 그려질 것 없는 뻔한 이야기가 되고 만다. 영화의 이야기는 스필버그의 특징처럼 가족성과 모험적인 내용, 소통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희망같은 이미지가 한대로 다 모여있기 때문에 <미지와의 조우>와 <E.T.> 등의 영화들의 오마주도 크게 눈에 띈다.


 에이브람스와 관련된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듯 영화는 하품을 부를 장면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아이들이 펼치는 행동에는 흥미롭고 재미있기만하다. 물론 <클로버필드>에서 볼 법한 괴물이 사람을 덮치는 이런 저런 장면들은 이젠 고리타분한 기분도 들고, 당연한 길로 가야할 영화라고 예측해도 강렬한 메시지를 교감하는 기간이 짧다던가 하는 점도 어쩐지 미지근하고 대사가 큰 감정 전달을 발휘하거나, 혹은 그리 매끄럽지 못하고 독촉적인 분위기에 의지하는 기분이다. 물론 이 영화의 웅장한 결말은 꽤 공을 들인 듯이 그 이전 기억을 스스로 집어 삼키는 영화 속 최고의 경지다.
 주인공이 십대인 바람에 요즘 세대가 바라는 어느 강렬한 스릴의 구성은 완전히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덕분에 영화가 가장 중요히 말하고 보여주고자 하는 인물 사이들의 행동과 대사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슈퍼 에이트>에는 엄연히 스필버그적인 영화라는 것을 대놓고 표방하고는 있지 않는다. 어디서 이 영화의 아이디어가 얻어져 왔느냐는 분명하지만 80년대의 걸작들을 기억하는 영화 팬이라면 알게 모르게 찬사가 꽤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 게임 팬들은 알겠지만, 벨브 사의 1인칭 슈팅 퍼즐 게임 "포탈 2"에는 <슈퍼 에이트>의 인터렉티브 티저를 플레이할 수 있다. 10분 미만의 러닝 타임에 별건 없지만 당시 벨브 사와 에이브람스의 공통 키워드는 떡밥이었기 때문에 도대체 어떤 의문이 커지는 것은 당연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