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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둠의 표적 (Straw Dogs, 1971)

 <어둠의 표적>은 셈 페킨파 식 히치콕 영화이다. 비슷한 내용에 한정에서이긴 하지만, 전혀 관련성은 없어보이지 않는다. 더스틴 호프먼은 방해받고 싶어하지 않는 조용한 수학자이고, 부인의 고향인 영국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이성적 분별력이 뛰어난 직업적 성격 탓에 더스틴 호프먼은 마을의 일꾼을 고용하여 집을 건설하도록 하지만 이 일꾼들은 평소에 술이나 좋아하는 망나니들로 더스틴 호프먼의 고양이를 죽여 몰래 옷장에 걸어놓는 등 추악한 행동을 서슴치 않게 되고 심지어 부인을 강간하는 행동까지 저지르게 된다.
 내용이 심화될수록 주인공은 마을의 폭력적인 망나니들과 맞닥들이면서 사고에 휩싸이며 집까지 공격받게 된다. 스토리의 전개만으로는 앞과 뒤의 내용은 전체적인 연계성에는 곳 곳에 힌트는 있지만 설득력이 그다지 높지는 않게 꾸며져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영화의 중요 포인트인 주인공의 행동 면모를 조명하기 위한 중요한 문이 사이에 존재한다.

 셈 페킨파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이 영화는 보통 영화 속의 영상적 특징과 인물의 대사, 행동을 통한 이해를 위해 이전 히트작 <와일드 번치>와 관련하여 많이 분석되곤 한다. 이와 같이 하드보일드한 영상과 빠르게 지나가는 순간적인 장면의 충격이 돋보인다. 후반의 집으로 쳐들어오려는 망나니들과 대치하는 상황은 긴박하고 폭발할 듯한 심정을 그 자리에서 전달받는다.
<어둠의 표적> 스토리에 의지하며 따라가기에는 모호함이 있다. 아마도, 이 영화는 오직 더스틴 호프먼의 행동과 성격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중요한 짜임새가 차지하는 비중이 극단적이라는 것이다. 수학자라는 성격이 심지어 부인을 포함한 외부로부터의 자극받지 않으려하고,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려고 하는 것을 누누히 설명한다. 물론 끝을 장식하는 사건의 내용에서는 작은 변수도 있다. 부인은 자신을 강간한 남자를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고서 내 쫓으려 하는 것이나 결국 그들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자신의 마지막 자존심인 편안한 집을 지키려고 하는 것을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도록 만드는 이유다.
 <어둠의 표적>을 해석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한 극단적 폭력과 인간의 행동이라는 거창한 주제를 말하곤 하지만 어쩌면 이는 크게 영향력 있는 해설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말이 강렬하기 때문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정신적이고 심오한 점 덕에 얻어지는 작품성의 설명에 비해 영화는 너무나도 드라매틱하게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영화 중간 주인공이 만난 목사의 가르침에 반박하는 대사 혹은 교회에서 축제를 벌이는 장면이 힌트를 주기도 하지만 그리 무겁지는 않다.

 원래 이 작품의 제목은 'Straw Dogs'로 <지푸라기 개>라고 불러야 하지만 영화 제목의 부각성이나 다른 이유를 통해 얻어지는 다소 한심한 사례처럼 국내에서는 대부분 이 작품의 제목을 <어둠의 표적>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