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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체스 별장의 공포 (Atrocious, 2011)

 저예산의 취지에 걸맞게 성공을 누리던 영화가 하나씩 비슷하게 등장했다. 또 다른 하위 장르로 발전하는 이 영화들은 바로 지긋지긋한 헨드헬드 기법에 따른 영상 제조가 주 특징이다. 모큐멘터리라는 성격을 벗어나 아예 이제는 사생활을 담은 비디오 캠코더를 이용한 촬영 컨셉은 <클로버필드>나 <시체스 별장의 공포>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사실 이런 영화에 작품적 값어치를 매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편집이 쉬운 만큼 사람이 어디서 놀래야하는지 정도는 잘 파악해야하는 것은 당연하고, 어지럼증이나 불쾌함을 유발하지 않을만한 오락적인 내용만큼의 분별력도 스스로 개선할만한 요구도 필요할 뿐이다. <시체스 별장의 공포>는 시체스의 어느 별장에 머무는 한 가족의 미스터리 살인 사건을 5일간 담은 비디오 이야기이다. 지루하게도, 이 영화 역시 초 중반까지 지루한 일상적 내용의 전부이다. 뻔한 대화 내용과 인물의 뻔한 호기심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파라노말 액티비티 2>는 정말로 지치는 작품 중 하나다. 그리고 또한 이 모든 것이 공포 영화인 사실을 스스로 망각하려는 의지 조차 없으면 <블레어 윗치>의 국내 반응과 다를 것이 없을 뿐이다.

 이 영화는 제작 과정에서 얼마나 필수 요소를 벗어나지 않고 '가장 영화 답게' 혹은 친숙한 구성으로 어떻게 사람을 놀랠까 고민을 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영화의 떡밥 중 하나인 미로에서의 방황과 지하실 비디오, 그리고 이유 없이 짖는 개를 보면 어떤 영화에서 특징을 빌려왔는지 알 수 있다. 잔머리도 꽤 쓴 흔적이 보인다. 일부러 의도치 않은 긴박한 순간의 삽입을 통해 카메라를 떨어뜨리곤 해서 영상의 일부가 사라졌다거나 마땅히 중요한 이유도 없이 영화 속의 소녀는 카메라를 꺼버리기까지 한다. 또한 내용의 재미를 위해서 재생 순서를 뒤집어 놓는다거나 굳이 빨리 감기로 나중에 내용을 보여주는 지저분한 편집도 보여준다.
 물론 귀신 들린 집의 영향도 가장 크다. 결말과 배우들의 대사가 주는 힌트를 보기 까지 히치콕의 대표작의 냄새가 나기만 하고 독창성에 의존하긴 좀 아쉽다. 모두가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불만인 내용은 카메라의 주인이 왜 그리 촬영에 집착하는지 설명이 부족할 뿐이고 너무나도 그는 공포에 현실감을 부여하기 위한 연기로 관객들마저 지칠만큼 숨을 헐떡헐떡 쉬며 도망가기만 한다. 그리고 그의 새로운 걱정과 호기심 덕분에, 고리타분한 결말을 예상하고 만다.
 맨 마지막 영상은 현대적인 동유럽 호러와 비슷한 기분으로 종결하고 말지만 제목처럼의 '극악의' 완전한 충격에 대해 반감을 사는 정도다. 헌데 이상하게도 지하실에서 나오는 비디오 속의 스페인어의 흔적이 오히려 가장 무섭게 느껴졌는데, 덕분에 이는 <시체스 별장의 공포> 속의 의도치 않은 것 같은 공포의 클라이막스가 되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