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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그라인드하우스 (Grindhouse,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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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다 쟁이 영화의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와 폭발적인 스티일리쉬 액션 무비의 달인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1992년에 영화 출품작으로 내 놓았던 <저수지의 개들>과 <엘 마리아치>를 통해 서로 영화 제작에 공통점과 매력을 가졌다고 느꼈단다. 그리고 이 두 사람과 엘리슨 앤더스 그리고 알렉산드로록웰이 옴니버스 영화 <포 룸>으로 영화에 손을 맞췄다. 그 것이 타란티노와 로드리게즈의 첫 협력 작품이었다. <포 룸>이 개봉된 다음 해인 1996년에는 둘은 <황혼에서 새벽까지>를 제작했다. 타란티노는 영화 제작과 동시에 출연도 맡았다. 그리고 꽤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이 둘은 서로 영화를 제작하는데 협력을하고 농담도 주고 받는 친한 사이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날 로드리게즈가 타란티노의 집에 방문하고 나서 보게 된 AIP의 동시 상영 영화 포스터, 'Rock All Night'와 'Dragstrip Girl'를 보고 만들어보자는 제의를 하여 이 둘은 <Grindhouse>를 제작하게 된다. 사전에 따르면, 이는 1943년 작품인 <벨레스크의 여인>의 내용에서 언급한 무대 이름이 그라인드하우스 라는 곳인데 이 이름을 따서 만든 미국의 심야 영화관을 뜻한다. 타란티노와 로드리게즈는 이 실제로 존재하기도 한 B급 영화만을 취급하는 영화관에 힌트를 얻어 쿠엔틴 타란티노는 절대 죽지 않는 자동차를 소재로 한 슬래셔 영화 <데쓰 프루프>를,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화학 무기로 인해 일어난 좀비 액션 영화 <플래닛 테러>를 제작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이 프로젝트에 기대하는 팬들은 많았으나 알다시피 비대중성으로 인해 <그라인드하우스>의 동시 상영에 빛을 보지 못했다. 다만 우리 나라에서는 두 영화중에 과격하지 않고 짜릿한 정도의 매력을 선사하는 타란티노의 <데쓰 프루프>가 먼저 개봉을 하고 거의 1년 만에 개봉 가능성이 뚜렷하지 못할 전망으로 보였던 <플래닛 테러>가 삭제를 하지 않고 개봉을 했다는 단비같은 소식을 맞이해서 어느정도 유명해지고는 했는데, 굳이 찾아 보는 이들에게 하여금 <데쓰 프루프>는 타란티노의 작품이기에, 그리고 <플래닛 테러>는 날이 갈수록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좀비 코드"로 인해 유명해지기는 했다. <그라인드하우스>가 우리 나라에서 개봉하기 이전에는 미국에서는 부활절에 맞춰 개봉을 하는 이스터에그도 있었지만, 결과만 따진다면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는 흥행 성적으로 비추어봤을 때 작은 회사치고 큰 손해였을 것이다.

  잭 니체의 <거인들의 마을> 영화 사운드트랙 "The Last Race"로 웅장하게 시작하고 자동차 안의 3명의 대화로 시작되는  <데쓰 프루프>는 아니나 다를까 타란티노의 특유의 끝 없을 것처럼 보이는 수다로 시작된다. 좀 처럼 끝나지 않는 수다는 식당에서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중간마다 한 남색 자동차가 주변을 배회하며 불길한 단서만을 중간 중간마다 노출시키기도 하지만 대체로 이 영화는 중간까지는 생각 이상으로 잔인한 스릴러라는 것을 눈치 재치 못 한다. 타란티노는 계속되는 이야기를 통해 이 영화가 관객에게는 실제로 스플래터를 노출시킬 것이라는 예상을 분산시키지 못 하도록 일부러 대화를 유지시켰다. 그러므로 고전적인 서스펜스의 스타일을 자신의 것으로 유지시키면서 스스로가 설치한 폭탄을 중간에 펑 터지게 만들고 더욱 더 좋은 반발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단순한 이야기 구성이 되어버려 <데쓰 프루프>는 절대로 복잡하거나 지루한 영화가 되지 않는다. 그 외에 중간마다 영화는 자매작인 <플래닛 테러>와의 교차 지점도 있기도 하고 또 다른 재미있는 요소가 풍부하기에 B영화 팬들에게는 이 영화에 애착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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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수다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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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감독한 <플래닛 테러>는 퀄리티 높은 좀비 영화다. 이 영화가 등장할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좀비 영화에 대한 인기가 대단했던 것 같다. 그에 따라 좀비 영화는 보통 뛰어다니는 시체로 변질되어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을 주거나 혹은 여전히 근친살상으로 인한 또 다른 심리적 부담감이라든지가 주 요소였으나 반면 <플래닛 테러>는 그냥 좀비에게는 공격받지만 단순히 말해 그들을 박살내는 영화이다. 그에 걸맞게 훨씬 질 높은 특수 효과를 보이기도 하고 화려한 액션을 선사한다. 로드리게즈 필모그라피에 존재하는 공포 장르와 액션 장르의 선물 세트라고 보면 된다. 무엇보다도 그는 애드가 라이트처럼 좀비 영화의 붐이 또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고 이 영화는 그가 <씬 씨티>를 찍었을 당시 구상한 아이디어로 단순히 <그라인드하우스>라는 프로젝트에 걸맞게 기념비적으로 다듬은 정도로 평가받는다. 물론 이 좀비 영화의 (좀비 자체도 말이 안되지만) 비현실적인 액션과 스플래터와 여주인공의 파격적인 한 방처럼 매력적인 B급 매력을 추구하지만, 밀어넣는 수준이 아닌 점에서 영화가 그치고야 만다.

 재밌게도 이 영화는 단순한 줄거리와 말도 안되는 현실성에 비해 이 영화는 전대미문의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며 무엇보다도 플래닛 테러의 진정한 참맛은 중간마다 등장하는 팬서비스다. 배드신 중간에 필름이 타버려 실제로 과거 극장 상영관에서의 실수처럼 릴이 사라졌다는 사과문이 나타나는가 하면, 필름이 붉은 잉크에 물들어 영상 자체가 방송 사고처럼 빨갛게 바뀌는 장면도 있다. 또한 로드리게즈는 한 때 <황혼에서 새벽까지>에서 조지 클루니가 엘 레이(El Wray)라는 것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무엇인지 혹은 누구인지에 대해 로드리게즈는 플래닛 테러를 통해 일단 베일만 벗져준다. 엘 은 영어의 정관사 'The'이고 Wray가 이름일테니 그는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창조한 전설의 총잡이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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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래닛 테러의 DVD를 감상하기 전에 어떤 비디오 또는 영화관에서 상영 이전에 등장하는 짧막한 여러 영화 광고들이 등장한다. 실제로 플래닛테러 이전에 등장하는 내용은 <마셰티> (Machete)였다. <마셰티>와 더불어 3편의 예고편들이 그라인드하우스 광고 내에 등장을 하는데 이 모든 예고편들은 아쉽게도 가짜이다. 그러나 많은 팬들이 이 영화는 너무나도 재밌을 것 같다고 안달복달해 <마셰티>는 진짜로 만들어져버렸다. 가짜이지만 어쨌든 예고편처럼 <마셰티>는 먼치킨 액션지만 실제 극장 개봉판은 조금 더 질 높고 신경쓰인 내용을 보여준다. 뒤통수를 맞은 맥시코 이주민, 마셰티의 복수극을 담은 <마셰티>는 사실은 이 영화가 실제로 로드리게즈가 대니 트레조를 위해 만든 각본 중 하나였다고 한다. 대니 트레조가 지금까지 등장한 로드리게즈 작품에서 실제로 크게 비중있는 역할을 맡지 않았지만 참고로 로드리게즈가 <마셰티>의 제작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 바로 그의 작품 <스파이 키드> 시리즈 였는데 극 중 이름이 "마셰티 코르테즈"였으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에서 연기한 캐릭터는 똑같아 보이지만 다른 인물을 연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