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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더 킬링 (The Killing,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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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존 휴스턴 감독의 <아스팔트 정글>이 케이퍼 필름의 신호탄을 알리고 6년 뒤, 이 작품의 부류는 한 다른 거장이 유명해지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전형적이지만 매우 섬세하고 그 감독다운 영화, 스탠리 큐브릭의 케이퍼 필름 <더 킬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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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퍼 필름은 범죄 영화의 일종이다. 최근에 많이 알려진 작품들은 <오션스 시리즈>와 <저수지의 개들>정도이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크게 성공한 작품이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인데, 이 세 작품을 생각해보면 <오션스 시리즈>는 확실히 현대스럽게 세련스럽고, <저수지의 개들>은 타란티노 다운 최초적 그의 영화였다. <범죄의 재구성>은 우리나라 영화 중에 내가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일단 개인적으로 현대 케이퍼 필름의 꽃은 비선형적인 스토리 진행 과정이고, 쉽게 지루할만한 케이퍼 필름의 초반 장면을 미래에서 본 과거의 모습으로 비틀었다는 점, 그리고 배우들, 영상 기법 등에 대해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생각해보면 비선형적인 진행 방식이나 사건의 발단점을 보면 <저수지의 개들>과 비슷하지만 최동훈 감독은 우리 나라에서 범죄 영화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인상을 부여시켜주었고 최대한 새로운 영화로 만든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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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50년전 과거로 돌아가, <더 킬링>은 경마장을 터는 이야기이다. <오션스 일레븐>에서 한 베테랑이 경마에 집중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경마장은 큰 판이 벌어지는 곳 중 한 곳이다.그리고 이 이야기를 밖에서 지켜보며 관객들에게 설명해주는 나레이터. 옛 작품이라 그런지 몰라도 나레이터의 설명은 자막을 읽기 조차 바쁘다. 반면 그 점은 그만큼 진행이 빠르다는 것이다. 주동자는 쟈니 클레이 (스텔링 헤이든). 그는 전과 기록이 있는데다가 그 만큼 매우 신중하고 주도면밀하다. 추가로 그의 거사와 함께 하는 자들은 사건 장소를 혼란스럽게하는 두 사람, 직접 경마장에서 일을 하여 정보를 밀수 하는 두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큰 사고를 일으키게 조장하는 역할 이상은 아니다. 돈을 강탈하는 것은 쟈니만의 몫이다. 쟈니가 혼자서 과감하게 펼치려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구성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성격이 소심하고 멍청하게 바람을 핀 아내에게로 부터 속임을 당하는 조지 (엘리샤 쿡 주니어)같은 캐릭터가 쟈니에게는 필요하지만 성가신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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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쟈니의 계획에는 큰 차질이 없다. 그리고 모든 준비가 된 상태에서 나레이터는 사건 당일 날 모든 선수들의 행동을 설명해준다. 다시 보여주면서도, 혹은 다른 각도로 이야기를 해준다. 이 작품은 매우 단순하다. 그만큼 작품을 이야기할 때는 스포일러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단순한 내용이니 스포일러를 알아도 상관이 없다. 쟈니는 자신의 목표에 성공을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사람이 돈이 생기면 얼마나 무감각해지고 둔해지는지 알려준다. 자신이 평범한 사람에서 모두가 쫓는 '모르는' 범인일지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보며 성급해진다. 그리고 돈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단지, 그 곳이 알고 있어 화가 나지 않지만, 마침내 자신을 쫓으러 다가오는 두 남자를 보며, 그는 함께 도주를 하려는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단념한다. <더 킬링>은 죽이는 짓인지, 죽일 짓인지 죽일 영화인지 쉽게 단정 지을 필요도 없고, 그 제목의 의미를 알려고 삽질을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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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스탠리 큐브릭의 세 번째 작품이지만 그에게 있어서 유명해지는 첫 번째 작품이다. 매우 섬세하면서, 의외로 젊은 시절의 작품이니 단순할 수 밖에. 그에게 어떤 작품이 그를 심오해지고 완벽해지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작품으로서 그는 충분히 천재임을 증명한다. 한편 이 작품은 시간이 점점 손을 뻗지 않는 케이퍼 필름에 대한 하나의 수작의 기록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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