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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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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적 보던 공포 영화들은 전부 70~80년대 영화였다. 그 때만해도 비디오가 성행이었고 주말 밤마다 해주는 텔레비전 영화들도 꽤 안방 극장으로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다. 비가 오거나 열대야가 기승이던 여름에는 꼭 주말 밤에 납량 특집을 껴안은 공포 영화들을 그렇게 자주 해줬었다. 90년대였지만서도 공포 영화는 참 불길한 작품들을 많이 접했다. 나는 잔인하건 말건 무섭다는 것 때문에 즐기기 위해서 마음 안에 있는 숨은 두려움을 숨긴 채 가족이나 친척과 함께 영화를 보곤 했다. 사탄의 인형 시리즈(4, 5편은 제외하자), 도플갱어, 캔디맨 등등.. 기억에 남는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을 감추질 못할 정도다. 그러나 나이트메어는 내가 본 적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잠 못자고 침대위에 눈 뜬채로 누워있는 주인공의 머리 맡에서 그녀를 위협하는 갈고리 모양의 무기 (Claw)가 그려진 포스터는 기억이 나는데도 말이다.
 후에 이 엄청난 영화가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보고 그가 대단하다는 것을 한 번 더 느꼈다. 내가 보았던 <스크림>(Scream,1996~2000) 시리즈도 그의 작품이었고 <공포의 휴가길> (The Hills Have Eyes,1978)도 그의 손을 거친 고전 작품이었다. 스크림에 대한 기억은 크게 남지 않았다. 스크림은 나중에 다시 봐야겠다.
 우리 나라 버라이어티에서 꼭 등장하는 납량 특집에서 자주 사용되는 음악이 있다. 그 음악도 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쭉 사용해 오고 있는 것 같은데 알고보니 나이트메어에서 나온 '악몽'에 관한 꿈이었다. 낸시가 언제나 잠을 못자고 프레디 크루거에게 조롱을 당한 꿈 속에서 등장하는 음악이었다. 그리고 등장하는 "하나 둘, 프레디가 다가온다. 셋 넷, 대문을 잠궈라. 다섯 여섯, 십자가를 가슴에. 일곱 여덟, 늦게까지 깨어있어라. 아홉 열, 잠들지 말고." 어디서나 있는 괴담 속에서 동요처럼 어린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이용해 프레디에 대한 전설을 사실적으로 이야기한다. 후에 프레디가 얼마나 수다쟁이인지 깨닫는다면 참 슬프고 한심한 프레디의 모습이지만, 그래서 난 이 나이트메어 1편을 좋아한다. 그 누구도 후속편들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는다. 악명이 높을 듯 하니, 나도 후속편은 안 보기로 했다.
 권선 징악이지만 이 영화는 다소 불안한 상태로 막을 내린다. 악몽에서 깨어난 낸시는 잠옷을 입지 않은 평범했던 그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집 밖에서는 친구들이 차를 타고 기다리고 낸시는 차에 탑승을 한다. 그리고는 다시는 문이 열리지 않은 자동차 속에서 끌려간다. 이 부분이 프레디가 죽지 않는다는 것을 의도 하면서 막을 내리지만 뭐 어차피 이런 영화가 후속편이 있을 것을 알면서도 봤지만 막상 로버트 잉글런드가 끝까지 맡을 정도로 나이트메어 시리즈가 컬트성이 있는지 궁금했다.
 할로윈 시리즈나,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같은 영화들의 공통점은 다시 부활한다는 점이다. 사실 그 자체가 후에는 코믹하다. 그러나 한번 쯤은 다시 등장하면 하는 바람이 있을정도로 그들의 모습은 멋지기까지도하다. 성능은 그렇고 돌아가는 소리마저 껄끄럽기도 한 비디오 영상에서 등장하는 살인마의 실루엣. 확실히 공포 영화는 DVD로 보는 것보다 비디오로 보는게 더 재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새로운 것을 원하는 세상 속에서 등장하는 고화질의 영상들... 새삼 요즘에는 우려먹기가 참 힘든 세상이 된듯 싶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갈수록 사람들은 새로운 것만 원하니까말이다. 그러나 한 번쯤은 이런 영화들이 다시 부활하면 하는 소망이있다. 실제로 그러는건 좀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