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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드 : 더 레전드 (RED 2, 2013)

국내에서는 이미 이 영화가 이병헌이 주연으로 나온다는 소식통에 열광하고 있었다. <레드>의 1편 역시 국내 평이 나쁘지 않았고, 흥행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덕에 후속편은 당시에도 예감할 수 있었다. 아마 들리는 바로는 로렌조 디 보나벤츄라가 다양한 영화의 제작을 맡으면서 이병헌의 가능성을 매우 긍정적으로 여긴 덕분에 이병헌을 지금의 이 자리에까지 올라오게했다는 것이다. 아직도 이 한국 배우가 저 캐스팅 사이에 끼어 있는것이 어리둥절하지만, 나 역시 그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레드 2>는 전작보다 훨씬 헛똑똑해졌다. 이 영화는 2편으로 넘어가면서 감독이 바뀌었고, 무엇보다 흥행을 위해서라면 개선이 필요했다. 개인적으로 로베르트 슈벤트케가 만든 전작은 생각보다 무난했는데 전개부터 액션까지 매우 안정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공간적인 이동이 잦은 탓에 볼 거리 위주로 구성되니 누가봐도 대놓고 저지능적 액션 영화임을 자처했다. 내가 극장에서 어이가 없었던 것은 몇몇 액션 씬에서 였는데 애초에 이 영화가 만화 원작이라는 것을 인지했어도 모든 액션 장면이 우연 없이 예측 가능하게 계산되어 있다는 것이다. 늘 가는 곳에는 필요한 인물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란 대사관에서의 액션 장면은 말 다했다. 1편에도 말이 안되는 장면은 있었지만 그것은 시리즈의 특성이라고 받아들일만 했고, 오히려 2편은 그런 짜릿한 특징은 없었다. 딘 패리소트는 이 초호화 캐스팅의 액션 영화를 그냥 케이블 TV나 옛날 잘 만든 비디오 액션 영화 수준으로 마무리 한 것 같았고.




그리고, 이로써 <레드 2>의 후속작 여부는 진작에 알 수 없었지만 나올 가능성이 희박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한다. 물론 다른 차선이 있었다면 이 영화는 얼마든지 새로운 방법으로 후속작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흥행만으로 보았을 때 이 영화는 이미 성공한 영화이고 그 이유만으로도 후속작은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가진 불만은, 어디선가도 모르게 전작보다 스타일리쉬한 액션은 없어지고 얼렁뚱땅 넘어가고자 한다. '볼거리'의 구성은 배우가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얼마나 독창적인 편집으로 장면을 매력적으로 잡아내냐는 것이다.

 이 영화의 손꼽는 장점은 캐스팅이었는데 그것은 1편에서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이미 충족된 것이었다. 그래도 존 말코비치와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가 엄청나기 때문에 보는 내내 나는 열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