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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뜨거운 녀석들 (Hot Fuzz, 2007)

 21세기를 문턱을 접고 나서 비디오 시대가 세상을 등지기 시작할 무렵 당연하다는 듯이 형사물도 타 비슷한 시대의 영화처럼 증발하고 말았다. 내 부모님은 <리썰 웨폰>이나 <다이 하드> 정도를 기억하시지만 <언더시즈>같은 먼치킨 액션이 더 좋다고 하셨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티븐 시걸을 매우 싫어한다. 오히려 뭐 그것도 후기의 비디오 영화로써 팬들이 많았지만서도 무엇보다도 내 부모님은 끝장을 보면서도 단순한 영화를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뜨거운 녀석들>은 07년 최고의 액션, 코미디 영화였다고 확신한다. 국내에서는 장르적인 선호는 물론에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영국 스타일의 영화는 특별한 재미를 주지 못한 것 같았다. 굳이 고집적인 영국 코미디는 적어서 미국인들도 반응이 좋았다고 하지만 애초에 어려운 일인건 당연하다고 해야할까.
 애드가 라이트 역시 타란티노 과의 영화광으로 유명한데 그의 작품인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뜨거운 녀석들>은 과거 장르 영화에 매우 많은 힌트가 엿보인다. <스콧 필그림>에서는 공통점이 덜하지만, <뜨거운 녀석들>은 특히 그가 적극적으로 만든 흔적이 잘 보이는 영화였다. 당연한 것이지만, 그의 영화에서는 모두가 생각하는 최고의 영화의 영화를 받았다고 한다. <포인트 블랭크>와 <더티 해리>, <펄프 픽션>, <트루 로맨스> 등 수 많은 작품의 특징을 개성적으로 잘 빌려왔다. 거의 전반적인 구성은 스토리처럼 형사물에서 비롯된다. 형사 듀오는 <리썰 웨폰>과 <나쁜 녀석들>에서 보여주는 최고의 조합이다. 사이먼 페그가 주연한 영화 중에 정상으로 나온 작품 중 유일한 <뜨거운 녀석들>은 <더티 해리>와 <다이 하드>의 고독하고 정의로운 스타일이고, 닉 프로스트와의 코미디 연기는 애드가 라이트의 TV 시리즈 <스페이스트>와 <새벽의 황당한 저주>등의 전작이 힌트다. 특히 영화 속에서는 <폭풍 속으로>와 <나쁜 녀석들>에 대한 오마쥬가 적극적이다. 애드가 라이트는 직접 영화사에 연락해서 허락을 받을 정도였다고.

 <뜨거운 녀석들>에서는 애드가 라이트가 자신이 최고라고 여겨왔던 영화와 자신의 영화에 대한 열정이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위해 그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2배에 가까운 제작비를 들였는데 그 것은 이 액션 영화의 후반부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액션 장면들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전반부의 수사적 과정과 주인공이 당도하는 문제의 압박과 코미디가 주를 이루었는데 후반부에서는 모든 것을 박살내는, 모든 액션을 총 망라하다시피 노력이 보인다. 이 재미있는 오마쥬들이 영화를 더 개성적이고 재미있게 풀어나갔다. <뜨거운 녀석들>의 또 다른 특징에는 스토리가 특이하다는 점인데, 너무나도 뛰어난 엘리트 형사가 모든 이들의 눈엣가시로 여겨져 최고로 범죄 없는 마을로 좌초된 이후 발생하는 살인 사건과 음모로 인한 역발상을 보인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해 반전까지 넣어 놀랍게 만든다. 이 완벽한 시나리오는 그가 지금까지 봐 왔던 작품에 대한 최고의 산실이다. 지겨웠던 영화들의 공식의 식상함을 자기 스타일대로 발상하여 만든 것은 미니어쳐 하우스들 위에서 고질라들 처럼 싸우는 장면이라든지 알고보면 복잡하지도 않은 스토리라인인데 수 많은 형사물에서 보이는 수 많은 신호 전달이 되돌아 오는 것처럼 <뜨거운 녀석들>에서도 그런 아이디어를 많이 차용해왔다. 예를 들어 토니 스콧의 <마지막 보이 스카웃>과 <트루 로맨스>의 전개 스타일같은 형식인데 진행형이긴 해도 게임 하듯 최대한 돌아오는 수법이다.
 허나 이 영화의 역발상이 어떤 이들에게는 반발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바로 노인 공경을 뒤집어 버린 코미디한 방식인데 이걸 그대로 받아들여버리면 난감하게 된다. 무엇보다 코미디 영화가 이렇게 잔인하다보니 가볍게 볼려다가 비난하는 경우도 없지 않아 존재하는 것 같다. 그 중 제대로 의도하지 못하는 경우는 에드가 라이트 영화를 속으로 낄낄대면서 볼 수 있는 킬링 타임 무비로 보는 것이 아닌 <화이트 칙스>같은 코미디로 무장한 작품으로 이해하는 형사물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