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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X-Men : First Class, 2011)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는 사실상 엑스맨 시리즈의 리부트 버전이라고 불린다. 원래 설정은 <엑스맨 탄생 : 매그니토>였으며, 매그니토의 개인적 이야기에 충실했으나 그 이야기가 <퍼스트 클래스>에 흡수되는 바람에 단편적인 이야기가 되었고, 실제로는 이 영화에서 그의 친구이자 형제인 찰스 자비에 캐릭터의 비중이 훨씬 크도록 변경되었으며 가장 엑스맨 답게 만든 작품으로 편성되었다. 물론, 그 결말은 매그니토의 존재에서 한정되지만. 보통의 프리퀄은 그 근원이 분노, 슬픔, 고통이든 뭐가 됐든, 인물 개인의 과거가 성장시켜주는 과정이 드러나는 다소 자전적 줄거리인데다가 반면 <엑스맨>의 주인공은 한 명이라고 단정짓기도 어렵고 너무나도 많은 초능력자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울버린>과 <매그니토>를 <다크 나이트>와 <슈퍼맨>처럼 이야기를 만들기는 서로 이야기를 상응시키기에도 어려우며 심지어 다른 캐릭터들을 난입시킨다고 쳤을 때 이후의 재활용이 까다롭기에 비교적으로는 불리하게 시작한다. 또한 이렇게 된다면 내용의 오락성은 충분히 떨어질 수 밖에 없을 뿐이다.

 과거 시리즈 중 최악으로 평가받은 <엑스맨 : 최후의 전쟁>은 수 많은 오류들을 뒤로한채 그대로 문을 닫아버렸다. 그 후 3년 뒤인 2009년, 그간 <엑스맨>의 전 시리즈 극장판 주인공이었던 울버린을 다시 주인공으로 하여 스핀 오프 버전으로 <엑스맨 탄생: 울버린>이 개봉되었고, 이는 프리퀄임에도 불구하게도 액션 영화로서 볼 만했으나 브라이언 싱어 시절만큼 작품성으로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 후, 폭스는 기존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으로 <울버린>에 이어 2011년에 <엑스맨 탄생 : 매그니토>를 개봉시키기로 계획했다.
  울버린 캐릭터는 늙지 않는다는 고정된 설정 덕에 휴 잭맨 본인이 연기를 할 수 있었지만, 쭉 매그니토를 연기한 이안 맥캘런의 경우에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든 배우다보니 컴퓨터 그래픽으로 과거 얼굴을 복원하기로 했다. 이 방법은 2010년의 <트론 : 새로운 시작>의 제프 브리지스를 복원하는 기술로도 채택되었는데, 어색함 없이 매우 깔끔했다. 영화는 각색가 데이빗 S. 고이어가 감독을 맡기로 결정되어 있었다. 그는 이전에도 <다크 나이트>나, <블레이드> 시리즈 1, 2편 그리고 <점퍼>의 시나리오를 쓴 각색가로도 유명한데, 그는 이전부터 쭉 뱀파이어나 어두운 판타지를 주제로 한 작품에 애착이 깊었기 때문에 다크 히어로나 안티 히어로물 이야기에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작가였다. 허나 2009년에 개봉될 계획이었던 <매그니토>가 07-08 미국 작가 협회 사태로 지연이 된 데다가 이안 맥캘런이 영화에 출연하지 않기를 원하기로 결정해서, 제작자는 <매그니토>에 대해 제작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공중분해된 <매그니토>의 스토리가이드가 너무나도 아까웠는지,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속 매그니토의 과거에 이 설정이 적용되었고, 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으로 발전되었다.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는 감독이 브라이언 싱어로 거론되었지만 그는 2012년 영화 <거인 학살자 잭>의 감독으로 발탁되었기 때문에 <킥 애스: 영웅의 탄생>의 감독 메튜 본이 맡기로 했다. 원래는 그 이전 엑스맨 트릴로지 시절 3편을 메튜 본이 감독으로 거론될 뻔했다.

 

  이 작품의 배경은 나치즘 시절에서 시작되는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어린 유태인 포로인 에릭 랜셔가 자신의 눈 앞에서 죽임을 당한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분노로 자신의 능력을 각성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세바스찬 쇼에 대해 복수심을 품고 그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추적하는 과정에서 위험에 처하자 찰스 자비에와의 조우로 연합을 하여 세계 3차 대전을 꾀하는 세바스찬 쇼의 일당, 이른바 헬파이어 클럽을 막는 것을 주 내용으로 되어있다. 보다시피 세계 3차 대전의 주 핵심은 미국과 소련과의 대립으로 발전되는 단골 소재이다. <퍼스트 클래스>의 인물들의 시대에서는 소련과 미국 사이의 차가운 대립의 과거에 매우 잘 맞는다. 더욱이 영화는 진화론을 강조하기도 하고, 인간과 돌연변이들의 사회적 조화의 걱정하기 시작한다. 매그니토는 그의 조언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복수와 동시에 인간과 돌연변이와의 사회적 괴리라는 어렵다며 인간의 등을 지며 모두가 알고 있는 엑스맨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만든다. 기존 소재 내에서 얻어지는 젊은 캐릭터의 모습을 이 영화에서는 볼 수 있다. 다만 배우가 다르다보니 기존에 알고 있던 외모와 성격에 비해 맞지 않는 부분도 존재한다. 이런 문제는 시간으로 해결한다고 보면 된다.

 공공의 적이자 매그니토 탄생의 절대적 근원인 세바스찬 쇼는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개발시켜 에너지를 흡수하여 회춘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는 소련과 미국의 감정을 조작하여 핵전쟁을 유도시키고 인간을 멸종시키려는 야심을 가진다. 그의 가장 악랄한 태도는, 나치 시절의 인종 말살 정책의 이미지를 그대로 읽는다. 그는 야망에 의한 광기와 전혀 반응 없는 냉혹한 파괴자의 모습을 그리며 역사 속의 '누군가'와 비슷하다. 거의 결정적으로 세바스찬 쇼는 기본적으로 <퍼스트 클래스>의 핵심 악역이기 때문에 가장 악랄한 캐릭터로 자리 잡는다. 캐릭터를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세바스찬 쇼의 후보는 콜린 퍼스와 케빈 베이컨이었는데, 콜린 퍼스보다는 케빈 베이컨이 훨씬 날카로운 외모를 가졌다는 이유로 제작자는 그를 채택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건지, 마른 체형에 댄디한 옷차림은 <마스크>의 피터 그린이 생각나기도 하고,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에너지를 봉쇄하는 장면은 더 비슷하다. 슈퍼 히어로 물에 대한 또 다른 환상 중 하나는 악역이 얼마나 매력적이냐이다. 배트맨에서의 조커가 그랬듯 엑스맨에서도 마찬가지다. 허나 엑스맨은 일반적인 구도가 세력간의 다툼이라, 악의 시작과 끝이 보이지 않는다. <퍼스트 클래스>에서의 세바스찬 쇼는 이 시리즈의 악역이라 불릴 수 없는 매그니토 이야기의 중요한 인물이 된다. 지금까지의 슈퍼 히어로 물에서 악역이 냉혹하고 말이 안되지만 합리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다면 그냥 그 자체로만 구성되는 치명적인 적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다크 나이트>의 조커가 완벽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영화에서는 조커의 맥커핀이 적용된 차원처럼 세바스찬 쇼 역시 최고로 냉혹한 자로 그려진다. 그 시대의 인물의 성격이 반영된 결과였지만.

  메튜 본은 배경적 전개에 이안 플레이밍의 작품 세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액션 장면과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특수 장면들에 대해서 메튜 본은 이 영화를 <스타 트렉: 더 비기닝>처럼 만들고 싶어했다고 한다.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은 수 많은 프리퀄 작품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쉽고 잘 묘사했으며, 에이브람스의 떡밥을 제외하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작품으로 평가 받기 때문에, 메튜 본은 그 것을 원했을 것이다. 일단 프리퀄에는 기본적으로 후속편에 비해서는 조건이 다소 원활했다. 폄하하자는 표현에서 <엑스맨 : 최후의 전쟁>에서는 브랫 레트너가 일부러 영화를 닫는 느낌이 너무 났었고, <러시 아워> 스타일의은 좋았지만 거대한 이야기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은 그에게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후에 이 영화는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엑스맨> 1편과 2편의 문제적 요소로 자리 잡을 기회가 된다. 영화는 매그니토와 프로페서 X 사이의 잦은 이성적 갈등으로 힌트를 준다. 이 둘 뿐만 아니라 비중이 비교적으로 적은 엑스맨들이 서로 언쟁을 하거나 자신의 기형을 고뇌하며 분노하고 싸울 뻔한 위험한 과정들이 있다. 메튜 본은 <킥애스>에서도 주인공의 모놀로그가 관객에게 더 진솔하고 무겁게 받아들이도록 만들었는데 <퍼스트 클래스>에서의 배우들은 메이저 배우가 아니어서였는지 생각보다 이런 대화들은 유치하거나 자칫하면 개그 멘트로 받아들이기 쉬울 것 같았다. 심지어 제이슨 플레이밍은 항상 단역만 맡아서 대사조차 없다.
 <엑스맨>의 오리지날 작품은 그 세계관이 상당히 크며 마블의 대표작이다. 이로써 폭스는 <엑스맨>이 잘되길 바란다. 이는 모든 영화 제작사들의 바람이지만 지금까지 <어벤져스>에 한 눈 팔린 마블의 대표작들을 보면 알 것이다. 오히려 <어벤져스>의 그늘인 것보다 다시 원래 뿌리인 <엑스맨> 자체의 한정성을 두고 <다크 나이트>같은 문제의 그늘에서 가치적 차원을 두고 만들어진다면 더욱 완성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메튜 본은 이 점에서 이안 플레이밍과 브라이언 싱어의 두뇌를 조언받아 이 영화를 완성시켰다. 또한 가이 리치의 오락성과 <킥 애스>처럼 만화적인 장르 영화의 오락성을 조합시켜 더욱 재미를 가했다. <퍼스트 클래스>는 엑스맨 원작의 잣대를 부러뜨리지 않고 어떻게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즐거운 오락 영화 선사할 것인가에 대해 사로 잡혀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