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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 1946)


 의외로 명작이기에 추앙을 받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리메이크도 한 번되고, 그 리메이크작도 본 작품 못지않게 큰 인기를 얻었던 이 영화는 소설이 원작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내가 본 영화는 테리 가넷이 맡은 작품이었다.
 항상 명작을 볼 때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영화를 아무 사전 없이 본다는 점이다. 어떤 영화라도 그냥 명작이라는 말만 믿고 시놉시스 조차 알지 못한 상태에서 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그걸 무시해도 되기 때문에 명작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제목의 힘 또한 그 호기심을 유발한다.

어찌보면 이 시작부분이 아름다워보이기도한다


이때는 MGM 사자가 온순해보였다


 대게 비슷한 고전작같이 이 영화는 누가 나오는지, 어떤 대단한 사람이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짧막하게 설명해주고 트윈 오크스라는 이름의 식당이 등장한다. 바로 저 건물이 영화 내내 거의 모든 상황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중심 인물은 트윈 오크스의 돈과 술만 즐기는 주인, 닉 (세실 켈라웨이)와 그의 부인 코라(로나 터너) 그리고 식당의 한 명이자 새 직원, 프랭크 챔버스 (존 가필드). 로나 터너의 전성기였던 이 때는 누아르 속에서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여자다. 지금 봐도 그녀는 참 아름답다. 프랭크는 아름다운 그녀를 사랑하고 노골적으로 자신의 심정을 고백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닉과 함께 하는 사이에도 그녀를 향한 집중을 서슴치 않는다. 코라의 입장에서도 닉이 자신을 그리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한심하다는 기분을 충분히 겪는다. 그리고 코라는 항상 자신이 인생 속에서 자부심을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일을 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크다며, 프랭크와 함께도망을 하기로 결심을 하지만 실패를 하게 된다. 그리고 끝까지 아무 것도 모르는 닉의 식당 속에서 이 둘은 완벽한 해피앤딩을 노리기 위해 갈팡질팡하다 결국 닉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이렇게 중간 부분까지 설명을 했을 때는 고전판 '사랑과 전쟁'같기도 하다. 뭐, 그렇다고 하기에는 억지일수도 있으면서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서스펜스도 없는데다가 그 시절에는 서스펜스라는 개념도 없었다. 고로 이 영화는 누아르의 세계 속에서 등장하는 완벽한 스릴러는 절대로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사랑하는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서로의 어떤 거리가 존재한다. 그들은 어떠한 노련한 수법도 사용하지 못하면서 지방 검사와 변호사에게 조작당하게 된다. 그 둘은 서로를 믿을 수 있을지, 없을지 확인을 하기 위해 서로를 믿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위한 대비책을 위한 배수진과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의 중간의 위치에 서서, 결국 확인을 하기에 까지 이른다.
 슬픈 사랑이 이 영화의 주된 목적은 아니다. 그리고 포스트맨은 끝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보면 제목의 의미를 알 수있다. 뭐, 슬픈 내용도 아니고 교훈적인 성격이 담겨있긴 하지만 괜찮았다. 고전 누아르의 향수도 나고 멋지다. 다만 다소 긴 러닝 타임 중에 펼쳐지는 긴 사건들이 지겹다면 조금은 하품을 뿜을 여유가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