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호스텔 2 (Hostel : Part II , 2007)

 모든 이야기에서 궁금했다면 후속편을 봐야 그 궁금증이 풀리지만, 호스텔 시리즈는 고어가 매우 강렬하다보니 속편에는 어떤 영상이 나타날지 걱정부터 될 것이다. 다행히도, <호스텔 2>는 그 전 작품과 비교했을 때 잔인한 부분은 의외로 절제된 분위기다. 하지만 불편한 매력은 아직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또한 호스텔 시리즈는 1편에서 궁금해하는 모든 것에 대한 비밀을 해소시켜준다. 그 것도 직접적으로 등장 인물들이 이야기 해주는 것보다는 조금은 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상상에 맡기는 형식으로 맞춤표를 찍어준다.

 1편에서 도주를 성공한 팩스턴의 이야기에서 다시 이어진다. 팩스턴은 악몽을 꾸기까지 할 정도인데, 그런 팩스턴의 모습은 좋게 말해 매우 강인해보인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정신병에 걸릴 정도겠지. 팩스턴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예상할 필요 까지는 없다. 1편의 이야기가 남자들이 주인공이었지만 2편은 다르다. 이런 점은 타란티노의 작품에서 많이 등장한다. 타란티노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분명히 남성 우월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작은 의심을 의도하지만 끝까지 영화를 보게 된다면 그렇지만은 않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어디선가 다시 슬로바키아로 향하는 발걸음이 계속된다. 덫은 다시 작동하고 관광객 3명이 그 속임수에 넘어간다. 1편처럼 의외로 단순한 호스텔 이야기의 과도한 방식은 2편에서도 데자뷰처럼 발현한다. 그러나 2편은 약간 다른 느낌이다. 의외로 1편에 비해서 관객들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 꽤 나오지만 그 단서를 활용하는 분위기는 없다. 감독의 입장에 베일이 일단 벗겨진다면 관객의 예상을 뛰어 넘어야겠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내 이야기는 우리가 감독의 입장이 되어서가 아니라, 지극히 관객의 입장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나는 호스텔을 두 번 더 보게되었다. 치밀한 '그 장소'의 모습, 그리고 현실과 결부시켜본다면 확실히 무섭겠거니 하지만... 영화 속의 고어는 확실히 그 잔인함의 매력이 있다. 그 점이 변태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짜인 것을 알기 때문에 후에 느껴지는 미필적 고의의 오한을 흥미적으로 느꼈다고 해야할까.

 이 영화에 대해서 태클이라고 하면 태클이겠지만, 나름대로의 의심할만한 점이 있다. 이 영화는 왜 호스텔일까? 단지 영화에서 등장하는 곳이 호스텔이지만, 호스텔 내에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단지 영화 내에서 호스텔은 불편함의 시작이다. 막상 도살하는 그 곳이 호스텔이 아닌데도 영화가 굳이 호스텔이었을 필요가 있을까 했다. 그래서 반대로 생각했다. 살인과 호스텔의 이미지는 왠지 차갑고 섬뜩하다. 1편과 2편 두 편다 영화를 시작할 때를 보면 아주 깊숙히 차가운 건물 속 높은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액체 방울 소리를 듣다보면, 그 곳이 그 문제의 호스텔인줄 착각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호스텔 2>는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봐도 되고, 궁금하지 않다면 보지 않아도 된다. 매니악적인 고어 장면이 호스텔의 매력이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좋아한다. 모두가 가짜인지 알면서도 진짜같이 세밀하게 꾸며놓고 인간의 잔인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표현한다면 이 영화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