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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 (Fur : Imaginary Portrait of Diane Arbu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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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그녀의 존재가 기억으로 밖에 남은지가 37년이 흘렀다. 사실 <퍼>로 그녀를 다시 떠오르게 만든건 35년 뒤였지만, 나는 이 그녀를 최근에 알게 되었다. 다이앤 아버스는 여류 사진 작가로 미국의 시각을 바꾼 장본인이었다. 일단, 영화 <퍼>만을 보고 설명하건데, 다이앤 아버스의 모습은 약간 관음증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게 사실이건 아니건, 그런 그녀의 다소 문제 있는 모습이 후에 그녀의 사진을 보는 관객들을 조금 더 조용히 응시하도록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퍼>에서의 다이앤의 모습은 단지 그녀가 사진을 접하게 된 계기를 가상적으로 보여준 것을 보고서 하는 소리일 뿐이다.
 <퍼>에서의 다이앤 아버스 (니콜 키드먼)은 사진을 위해 조금은 특별한 곳에 방문하게된다. 그 것에서 다이앤 아버스 자체만의 모습이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는 그녀의 더욱 옛날 이야기가 시작된다. 파티가 있던 어느 날, 밖에 있는 한 남자를 응시한다. 남자는 가면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한 순간 그녀가 그 남자의 신비로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남자도 그녀가 자신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조금씩 의도적인 일을 저질러 자신이 윗층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다이앤은 조용히 그에게 접근한다. 그는 초면의 방문객의 얼굴을 대할 때는 집에서도 가면을 쓴 채 대화를 한다. 처음에 다이앤은 사진을 찍겠다고 그에게 관심을 갖은 것이 핑계로 구분되었지만 후에 그를 만나고나서 그 사진기는 자신을 진짜 사진 작가의 길로 이끌게 만드는 계기로 삼는다.
 그의 이름을 말할 차례다.  그의 이름은 라이오넬. 라이오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밖에서는 물론 다이앤과 친해지기 이전까지는 항상 가면을 쓰고 있고 그가 입 밖으로 내뱉은 말 자체에서는 신중함이 보인다. 다이앤은 초반에서도 모피, 털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져있는데, 라이오넬은 다모증을 가진 사내였다. 그가 가진 말 못할 특성이 그녀를 이끌게 되는 자동적인 계기가되는 것이다. 게다가 라이오넬은 그녀를 처음 보았지만 그녀에게서 풍겨지는 아우라 덕분이라고 해야할까. 더욱 그녀를 잘 안다. 이 후에 모습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짐작할 필요는 없다. 영상으로만 심취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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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정적으로 영화 <퍼>는 안타깝게도 허구이다. 영화 제작 당시 충분한 자료 점검과 계산을 통해 최대한 그녀의 입장이자 제 3자의 입장을 동시에 취한 자세로 영화를 만들었다. 전반적으로 느끼기에 영화 자체에서 느껴지는 서정적인 기운은 약했지만 라이오넬이 바다를 향해 전진하는 모습에서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에게는 이 영화가 다이앤 아버스가 누구인지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니콜 키드먼의 연기력이라든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섬세한 목소리만 듣다가는 쉽게 지루해질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다이앤 아버스에 관한 나의 생각인데, 모든 사진 작가들이 구현하는 찰나의 모습은 큰 메시지를 담고 그 메시지를 입이 아닌 눈으로 전달 시켜주는 것이 불변 영원하듯이 다이앤의 그 옛날의 사진들에는 메시지는 물론 힘이 느껴진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그녀에게 감동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는 법이었고, 그 자체를 사진으로 남긴다. 어떤 느낌에서는 (그게 사실이건 아니건) 다이앤 아버스가 응큼하고 관음증적인 태도를 거짓 없이 드러내는 장면이 느껴져 '확실히 이상한 사람이 아니냐'고 아우성하기에 충분한 사람이었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있어 신경쓸 일이 아니다. 누구나 쉽게 다듬어진 사람은 아니니까.
 여담으로 유명한 쌍둥이 사진, '쌍둥이, 로젤' 작품은 나중에 스탠리 큐브릭이 샤이닝에서 이를 동기삼아 만든 쌍둥이의 모습이었다. 영화 마지 막에 아주 잠시동안 그 쌍둥이를 재실현하였다. 스탠리 큐브릭이 그린 모습과 비교해보자면, 다이앤 아버스가 말하는 장애인의 모습이 아닌 평범한 두 쌍둥이였지만 반면 스탠리 큐브릭은 이중주적인 표정에 대한 불안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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