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인생 최고의 영화

황혼에서 새벽까지 (From Dusk Till Dawn, 1996)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탈리아는 할리우드 종교 영화 불꽃이 시들자 이을 다시 창조시키기 위해 마카로니 웨스턴을 창조시킨다. 비정한 라틴식 패싸움이 일어나고 어느샌가 이스트우드는 총에 손을 떼어버린 이후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잡종 서부극이 등장한다. 총을 멋지게 들고 있는 조지 클루니와 타란티노의 사진이 나오는 포스터를 보고 황혼에서 새벽까지가 서부 영화라고 오해할수도 있다. 뭐, 서부 영화는 아니지만 카리스마 연기를 뿜으며 총질을 해대는 조지 클루니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모습이 왜그리 서부 영화스러웠는지 웃음만 나오더라.

 황혼에서 새벽까지는 액션 호러물이다. 이 영화에서는 흡혈귀가 메인 요리 코스인데 플래닛 테러에서 좀비스럽지 않는 폭발하는 고름 괴물들의 모습이나 패컬티에서 마약으로 외계인을 죽인다는 재미있는 설정에 비교했을 때 그 이전 작품인 <황혼에서 새벽까지>의 흡혈귀들의 독특한 모습을 보았을 때 그다지 괴상하다고 비명지를 정도는 아니지만 확실히 로드리게즈의 색깔이 담긴 간지나는 작품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영화는 지금 봐도 타란티노가 나온 다는 것에 이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어렸을 때 아무리 B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지만 정작 자기가 만드는 영화는 크리처물이나 흡혈귀물이 없었기 때문인데, 그가 아무리 스플래터를 등장시키더라도 킬빌처럼 비교적 깔끔한 영화에서 표현해서였다. 게다가 이 영화 속에서는 원래 타란티노가 맡은 리치 게코는 죽지 않게 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뭐 언제나 흡혈귀, 좀비물에서 등장하는 근친살상은 빠질 수 없는 흥미 거리이기 때문에 죽어야 하는 내용으로 바꿨단다.
 비중이 가장 큰 주연 캐릭터인 세스 게코 캐릭터를 팀 로스나 존 트라볼타 혹은 마이클 매드슨과 스티브 부세미로 캐스팅을 할 계획이었지만 이들 모두 스케쥴이 맞지 않아 조지 클루니가 맡게 되었다. 뭐 저 모든 배우들은 말 할 것없이 타란티노가 좋아하는 배우들이면서도 그와 친한 사람들이었다. 타란티노는 자신과 함께 작업한 배우를 우대적으로 캐스팅한다. 원래 들은 바로는 피어스 브로스넌이 나왔던 시절의 007때 우마 서먼을 본드 걸로 해서 영화를 찍고 싶었다고도 한다.

 어쨌든 영화는 지금 봐도 참 재미있다. 재미 있는 것은 이 영화의 중반 까지는 흡혈귀는 한 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의 대화로만 영화가 진행되고 필요할 경우에는 초반 부분에서 쌈빡하게 시작하는 폭발 씬이 전부이다.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비로소 이 영화의 묘미를 겪게 되는데 오히려 그 점이 이 영화가 예상치 못한 부분을 통해 더 큰 재미를 이끌었다.
 이 영화를 본 느낌은 내가 어렸을 때 강시 선생 시리즈 중에 한 편을 본 기분과 비슷했다. 그다지 깔끔하지 못한 화질로 보는 흡혈귀 영화. 어렸을 때 보면 이 영화는 액션 부분을 봐도 무서웠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지금 보면 쌩판 저급한 액션 영화라는 건 아니다. 어떤 부분은 충분히 무서웠기도 했다. 처음에 이 영화를 볼 때라면 장르에 대해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외국 포스터 중에 어떤 것은 정말 특이한데 그걸 보고 말한다면 뭐 어찌 설명할 길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