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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 (Django Unchained, 2012)

영화 감독들의 작품들을 보면 공통적인 개성들이 있는데 쿠엔틴 타란티노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과거의 명작들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그에게는 관심사인데, 그것을 바탕으로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작품적 특징은 특히 그의 최근작들에서 그 진면목을 보여주는데, 아무리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최소한 영화 속의 위대한 사운드트랙에서 알 수있을 것이다.

 미국 남북전쟁을 앞두기 2년 전 텍사스 어딘가를 무대로 하고 있다. 흑인 노예인 장고는 운좋게 현상금 사냥꾼 닥터 킹 슐츠의 도움으로 노예에서 해방되고 서로 돕는 과정에서 그의 부인을 찾고자 하는 내용이다. 현대 세대로부터 다시 보여지는 서부극들은 매우 지루하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장고 : 분노의 추적자>는 그런 우려를 깼다. 나는 이 영화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싶지만 딱히 별 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영화의 내용도, 음악도 어느 것에 있어서 이 작품은 나를 실망시켜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전개의 방식에 있어 시간적 흐름이 뒤죽박죽이 아닌 일자형으로 지속되며 이 방식은 매우 동화나 누군가가 들려주는 단순한 이야기같은 설정이라는 점이고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처럼 다수의 사건이 전개되는 것이 아닌 오직 장고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이는 이 작품의 기본적인 설정이 있기에 더 이상 복잡해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이런 전개가 이야기를 짜는데 있어 아주 안정적이지 꼬인 방식의 에피소드처럼 관객을 조금의 두뇌회선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지루한 장면이 계획될 가능성이 꽤 있는 것 같다. <킬빌 2>도 이런 점을 겪은 적이 있었지만 장면과 수다가 모든 것을 커버해주었기 때문에 이 영화 역시 그럴 것이다. 한편 전작에 비해 사소한 변화가 있다면 사운드트랙에는 존 레전드가 참여한 최신 곡이 있다는 점이며 오랜만에 그가 카메오로 출연해줬다는 것이다. 등장하고 없어지는 방법도 여전히 재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영화는 '이름 없는 사나이'에 대한 영웅담을 아주 적극적으로 반대하여 풀어내었는데 역시나 독창적이진 않다. 영화는 가장 중대한 초점을 미국 흑인 노예제라는 배경으로 잡아놓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노예들은 몸좋은 흑인이지만 시대는 그들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핍박하고만한다. 그 중간에서 주인공인 장고를 구해준 닥터 킹 슐츠는 독일인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으며 그는  장고의 편에서 갈등의 중간에서 서 있다. 여기서 그의 심정 전달은 매우 중요했고 관객들의 시선을 그의 행동으로 대변할 수 있게끔 그는 재미있게 풀어해친다. 이 연기를 크리스토프 발츠가 연기하였으며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숨은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이 덕분에 제이미 폭스의 연기는 조금 묻히는 편이지만, 늘 그렇듯 보여주는 타란티노식 결말이 그 부담감을 자연스레 해소해준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모든 영화를 보면서, 매번 누군가가 말할 수 있는 '가장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같다'는 표현은 자질구레하다. 허나 확실한 것은 쿠엔틴 타란티노가 바라보는 영화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관객 앞에는 스크린이 있고, 왼손엔 팝콘, 오른손에는 콜라를 들며 시간가는 줄 모르며 보는 재미있는 것이 바로 그가 좋아하고 우리가 원하는 그의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