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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수퍼배드 (Superbad, 2007)

 전형적인 미국 코미디에는 알다시피 크게 매력을 찾기란 어렵다. 메이저 급 배우를 쓰지 않기 까지는 내용과 구성, 그리고 그 어느 무엇도 영화는 코미디의 카테고리에서만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한 때 국내에서도 <못말리는 섹스 아카데미>라든가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같은 그다지 지나치지 않는 선정성과 코미디의 조합 덕분에 순간적으로 많이 알려진 계기도 있다. 아예 비슷한 컨셉과 비중으로 성인용 개그와 한 때 잘 나갔던 공포 영화를 패러디한 <무서운 영화> 시리즈도 있고. <무서운 영화>시리즈는 90년대까지는 슬래셔 영화를 포함한 호러가 한창 잘 나갈 때 대단한 재미를 줬던 코미디 영화였지만 지금은 아예 제목만 '무서운 영화'일 뿐, 대놓고 <우주 전쟁>이나 한 때 이슈였던 오프라 윈프리의 게스트 톰 크루즈의 만행을 소재로 이용하는 것처럼 소재의 고갈이 오는 것 같더라. 그야말로 가끔씩 잘 먹히는 영화라고 하면 영화의 줄거리를 하나의 시트콤처럼 하나의 해프닝을 가지고 깨알찬 조크와 코미디로 무장하는 것이 오래 남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영화 <행오버>는 보기 드물게 잘 된 영화다.
 사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코미디 영화에 대한 단상에 그칠 뿐이다. 것도 <행오버> 이야기가 아닌 <수퍼배드>의 이야기다. 영화에서 흔히 볼 법한 얼간이와 찌질이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이 녀석들은 다수의 평범한 캐릭터를 대표하지 않는 바보들로 첫 경험과 또래 여자와 잘 되고 싶은, 그런 녀석들이다. 이들은 여학생들을 위해 어리숙한 방식으로 술을 사 파티에 가져갈 의무가 생긴다. 당연히 일이 꼬일테고, 주인공들은 얼떨결에 무언가 험난한 어른들의 세계를 맛보기도 한다.
 

<수퍼배드>의 줄거리 속의 인과관계는 상당히 빈약하고 억지가 많다. 사실 목적이 있다면 다른 어떤 영화 속의 '없어진 친구 찾기'나 '사건의 비밀을 파헤쳐 진실을 알아내기'같이 이 영화는 단순히 주인공들이 어른이 되지 않은 때 파티에서 술을 먹고 첫 경험을 하기 위해, 우물쭈물이다 상황에 맞게 흘러나가려 한다. 이처럼 그만큼 대사와 행동에 의지하고자 하고 그만큼 우연에 의지하는 경향이 크다. 영화는 사실 재미가 없고 유치한 수준은 아니다. 다만 캐릭터의 성격과 연기력으로 영화를 웃기려는 것이 아니라, 롤러코스터 같은 기상천외한 일들이 하루 동안 펼쳐지는 상황만 펼쳐진다. 그 와중에 말하는 조크와 바보같은 상상들은 도움이 될려나 모르겠다.
 반면 이 영화를 볼만한 이유를 따지자면 의외로 알만한 배우가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스콧 필그림>, <킥애스>의 레드 미스트, 맛 나간 경찰 빌 하더와 세스 로겐, 그리고 엠마 스톤 정도가 익숙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