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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캐너스 (Scanners, 1981)

 무척이나 공상 과학과 그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초기 수 많은 영화 이후에 이 <스캐너스>로 자기 작품을 널리 알렸다. 그 결정타는 <플라이>였지만, <플라이>에 대해 어느 정도나마 그 충격이 익숙해졌다면, <스캐너스>를 보고서도 그는 짖굳은 감독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 역시 말로는 다소 설명하기 어려울 법한 공상 과학을 기반으로 만든 스릴러 무비로, 염력이나 정신감응과 같은 조종을 통해 주로 인간의 뇌운동을 자극 및 무력화시키거나 봉쇄시키는 능력을 가진 "스캐너"라는 독특한 기형 인간의 이야기를 말한다. 그들은 한 과학자가 개발한 피임약을 복용한 임산부로부터 출생된 아기들이 스캐너스의 능력을 가지는데, 일단 이 능력을 가진 자들은 염력의 위력이 개인마다는 다르지만 상대방의 뇌까지 박살낼 수 있을 정도의 매우 특별한 힘을 가진다. 스캐너라는 존재를 만들 수 있는 약을 발명한 박사는 초능력 연구소를 설립하지만 자신이 저지른 일이 자신의 회사마저 위협시키는 매우 강력한 스캐너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 존재 역시 연구소의 스파이라는 것을 짐작하면서 다른 이 영화의 주인공인 카메론 베일을 고용하고, 그에게 많은 사실들을 알려준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이 영화가 어떤 한 가지 흥미성만을 고집하려는 것이 아닌, 정신 병리학적인 부분까지 집약시키며 서술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서 도망과 추적, 관찰의 반복으로 최종 대상까지 찾아가는 험난한 사건 속 충격들이 속속히 이야기된다. 

 이미 회자된 것처럼 이 영화는 당시 SF와 호러의 조화가 흥미로움 그 이상의 인상을 지닌다고 평가된다. 그의 작품을 본 모두가 아는 것처럼, 크로넨버그는 그 흥미를 보는 사람까지 변태적인 수준으로까지 이끌어낼 정도로 치명적인 혐오과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결과적으로 5년 뒤에 등장한 <플라이>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도 감정적인 대응으로 고조시키고 "우리가 이겼다"는 말과 함께, 경악시킬 만한 더욱 끔찍한 모습으로 마무리짓는다. 동시에 <스캐너스>는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주인공은 이제 공중 전화선만으로도 해낼 수 있었던 그의 스캐닝은 이제 모든 것을 폭발시키고, 녹아내리게 할 수 있는 능력까지 발휘하게되는데, 그것은 이미 파괴, 그 자체로서 상식적인 것보다도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 흐름을 무시할 것 같은 압도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 동시에 밝혀지는 비밀과 진실의 플롯은 크로넨버그가 그럴듯하게 묘사하는데 성공한다. 개봉 당시 이 영화는 새턴 어워즈를 비롯해 SF & 공포 부문 수상과 특수 분장 수상을 타게 되었고 재정적으로도 엄청난 성공과 더불어<플라이>에서까지 점찍을 수 있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에게 있어서 영광적인 최초의 SF 호러 작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