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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익스펜더블 (The Expendables, 2010)

 우리가 기억했던 모든, 구 세대와 신 세대를 더불어 그 당시 시대를 열광시킨 영화 주인공들이 한 대 뭉칠 수 있을 것이냐는 유치한 질문은 몇 년 전까지만해도 별로 현실성 없는 질문이었지만, 지금은 좀 상황이 바뀌었다. <익스펜더블>이 결국 시작되고, 완성되었기 때문이었다.  허나 모든 이들의 반응은 걱정도 앞섰던 점은 당연하다. 결정적으로 <익스펜더블>의 감독은 실베스타 스텔론이었고 각본 역시 실베스타 스텔론이었다. 우선 그가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작에 앞서 그는 여태 쌓아 온 인맥과 더불어 그의 액션 명성을 이 영화 속에 투자하는데 힘썼던 것도 그렇지만 <록키> 시리즈 이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그는 자신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는 것 같다. 중간마다 떠드는 그들의 반 농담은 영화 제목 처럼 소모품이라는 다소 무거운 기운이 감도기도 하겠거니 해도, 어쩌겠나. 이들은 역시 직접 몸으로 보여주신다.

 <익스펜더블>은 영화 제목의 이름인 "익스펜더블 팀"이라는 6명의 구성원이 돈을 받고 투입하는 용병으로써 그들이 맡은 하나의 거대한 사건과 관련된 갈등과 그의 해결 과정을 보여주는 스토리로, 러닝 타임에 비해 설명할만한 내용은 그다지 자세할 필요 없이 단순하다. 문제는 캐릭터가 너무 많다보니, 실제 출연 비중에 신경썼어야 했는데다가 그것을 조목조목 나열하거나 조화시키기도 무리가 있었고, 결정적으로 <익스펜더블>을 보면 알겠지만 막상 전체 내용의 주축 배우인 실베스타 스텔론과 제이슨 스타뎀 그리고 이연걸로 한 사건 속에 각자의 액션 장면을 수준화시키고 보여주기에 무리였던 것으로 보였다. 예를들어 이연걸의 액션 장면도 (나머지 3명보다 많지만) 비교적 많지 않았고 액션 시퀀스에서 연출된 스타일 속에서 배우들은 각자가 가진 액션적인 개성이나 장면적인 분위기를 위해 최대한 독립된 전투 씬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액션은 요즘 눈에 맞춰지도록 속전속결의 수준으로 연출시켰다. 매우 거대한 폭발 씬은 스텔론의 꽃이기도 하고, 여섯 명이 한대 모인 마지막 전투 씬은 이 영화 자체를 기대한 많은 액션 팬들에 대한 최고의 팬 서비스다. 좁은 공간에서 서로 협력하듯 펼쳐지는 빠르고 거대한 각개 전투는 잠깐 동안이나마 짜릿하게 만들어줬다. 뭐 당신이 이 영화에 대해 너무나도 멋지고, 더 대단한 것을 바라는 팬이라면 직접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브루스 윌리스나 아놀드 슈워제네거 그리고 미키 루크의 농담 섞인 진담이 애교인 것을 눈치 챘다면 그 기대는 거기서 그쳐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