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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볼버 (Revolver, 2005)

 지금까지 나왔던 가이 리치의 작품 중에서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그 반면 가장 주목 받지 못한 작품으로 끝나버린 <리볼버>는 대외적으로도 가이 리치와 제이슨 스타뎀과의 인연이 당분간 지속되지 못할 것 같게 된 작품이 되어버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이 작품은 미키 루크나 하비 키이텔에게도 갔던 시나리오였으나 끝내 그들이 거절했다. 영화 자체의 매력은 난해한 정도 만큼 충분하지만, 매우 톡톡 튀고 관객을 흥미롭게 지켜보게 만들었던 가이 리치의 스타일 사상 조심스럽게 추측해보지만, 그에게는 도전적인 작품으로 끝나버렸다.

 그 이전 그의 작품과 관련했을 때 그는 편집이나 각본에 대해 흥미롭고 짜릿하며 타고난 재치가 돋보였던 것이 대부분의 공통점이었다. 가이 리치의 작품은 많지만 가장 인기 많았던 대표작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스내치>의 전개 경향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리볼버>도 전체 소재는 도박과 돈 그리고 범죄로써 자신의 예전 작과 비교 당하는 것은 더욱 불가피하다.
 그 이유는 수 많은 팬들을 만들 수 있었던 위 두 작품의 특징에서 시작된다. 이 작품들은 스토리라인이 거의 비슷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배우나 주인공의 나레이션을 통한 심리 상태, 서술 등 각 작품의 독특한 특성은 있지만 공통점이 너무 확연하다는 점에서 비평의 대상이 쉽게 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당시 연인이었던 마돈나를 주연시킨 <스웹트 어웨이>는 여러 이유로 별로 좋은 평가는 받기 어려웠던 것 같았다. <리볼버>는 적어도 가이 리치 그 자신만의 새로운 방법일 수도 있다. <리볼버>는 사건의 결합이 아닌, 비밀과 폭로 등이 주 관건이다. 영화 전체 시간 대부분을 독백으로 차지한다. 주인공의 독백은 그가 처한 사건의 곤경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의 들려주도록 도와준다. 그는 카지노와 암흑 세계 속에서 죽음의 운명에 저당잡혀 있는 상태에서 펼쳐지는 음모와 비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대로 나아가는 상황을 덧붙혀주는 주요한 장치다. 그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한도 내에서 단서를 뒤적거리며 냉정을 잃지 않으려고 했으나 주인공이 발버둥칠 만큼 여유를 잘 주지 않는다. <리볼버>는 그만큼 신중하고 어두운 영화다.



  이 영화가 주는 최고의 가치는 <스내치>를 비롯한 전후 작품들과는 달리 범죄와 일확천금을 노리는 자기 자신의 양극성을 괴롭히는 하나의 심리극이라는 것이다. 가이 리치는 예측하기 어렵게 전개시키는 그의 비범한 연출력을 바탕으로 <리볼버>에서는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전개로 하여금 놀라운 사실과 충격을 전해주고야 만다. 허나 지금 독백을 하고 있는 그가 주인공이 맞나 생각이 들 정도로 카메라는 중심부보다도 주변에서 튀기는 불꽃에 더욱 초점을 두고야 만다. <리볼버>는 계속 알 수 없는 사건만 언급되어져가고 말로만 서술하는 방향과 서로 인물이 눈치보기 바쁘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켜보도록 놔둔다. 보는 이들은 시간이 흐를 수록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질지에 더 주목할 뿐이지, 물론 착착 달라 붙는 스타일리쉬한 액션은 이 영화의 큰 장점 중 하나다. 그것은 너무나도 세련되서, 마치 게임의 한 장면 같기도 해서 몇 장면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롭기도 했다.
 결국 리볼버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이전 작품 만큼 언급되지는 않고야 말았다. 국내에서는 개봉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직접 가이 리치의 이름을 검색하지 않고서는 알기도 어려운 영화다. 사실이 그렇다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