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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 애듀케이션 (An Education, 2009)

 이미 지나친지 오래지만, 영화 <주노>와 같은 성장 영화는 뻔하지 않은 주노 맥거프의 행동 양식을 통해 교훈보다도 조금 더 행복하고 확실한 삶을 읽는 방법을 일깨워준 것 같았다.
 지나서, 196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 <언 애듀케이션>은 다소 빤한 성격의 줄거리를 갖는다. 옥스퍼드 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예쁘고 똑똑한 모범생 소녀에게는 우연히 매력적인 중년의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 인생 생애 처음의 '행동적인' 삶을 겪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녀의 결혼 결정까지 책임지는 인생에서의 막대한 스토리가 되어버리는데, 관객들은 이 당돌한 소녀의 선택을 보게된다.
 소녀의 행동은 지겨운 일상을 빠져나가는 주노 맥거프의 행동과의 공통점을 볼 수 있게된다. 그러나 평소에 흥미를 가졌던 민감한 내용의 <주노>보다도 <언 애듀케이션>은 그 배경이 옛날 조용한 영국 세계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 비교될만하다. 조금은 더 소프트한 사건이지만 16살 소녀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커다한 변화를 책임지는 중요한 순간이다.
 이 영화가 주목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각본을 맡은 닉 혼비가 이 영화의 각본가인데,  <날 미치게하는 남자>, <어바웃 어 보이>, 그리고 그 중 가장 유명한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원작자로 알려져있다. 그리고 그가 설계한 여자 주인공을 연기한 캐리 멀리건의 연기력도 충분하기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지 않았을까.

 이 영화는 특별히 관객들에게 짜릿하거나 즐거운 장면들을 선사시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가장 뚜렷한 장점은 1960년대의 런던과 파리의 배경을 너무나도 생생하고 아름답게 꾸며준다. 이런 장면 하나 하나를 눈으로 쫓다보면 영화 속 커플들의 이동 경로를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피로하지 않고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씬이 진행되는 건물이나 길가의 아기자기한 모습들을 보자면 사실 배우들보다도 배경에 더 눈길이 끌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과 달리 갈등은 어디서 비롯되는지, 심각한 문제를 초래시키는 어떤 과격한 행동들이 아주 크게 등장하지도 않아 고요하게 진행되기에 어떤 특별한 감흥을 주기는 힘들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