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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 (An Andalusian Dog, 1929)

 비교적 최근이라고 쳤을 때 데이빗 린치가 보여준 <이레이저 헤드>가 내심 어떠한 메시지를 담는다고, 그걸 제발 알아달라는 형식으로 의도시켰다고 가정했을 때 굳이 이를 추적하자고 헛소리를 하든 골똘히 망상을 하든 그 결과물은 언제나 영화만큼 의미가 없는 짓인거 같은 기분이기도 하다. 살바도르 달리와 루이스 부뉴엘의 창작 작용으로 인해 만들어진 <안달루시아의 개>는 1929년 그들의 전위적 학습이다. 이 영화 속 충격적인 영상과 알 수 없는 영상의 향연은 많은 이들에게 지금까지도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었는데, 반면 루이스 부뉴엘과 살바도르 달리 본인들은 비평가들이 이 영화에 대해 심오하거나 포장을 한 것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달루시아의 개> 전체는  어떤 일관성을 대표하기에는 충격적이거나 무식한 몽타쥬들의 일부가 존재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지속되는 불안감은 청각을 포함한 시각에서 유지된다. 꿈의 연상작용을 설명하는 것 자체로는 완전무결하지만 아무런 내용 이 영화 속 이야기는 무의식의 부주의를 말한다. 사람이 시들어가면서 발현되는 꿈의 세계는 프로이트적인 해석이 가장 절대적이고 분명할 수도 있다. 항상 무의식적인 세계, 가장 잔인하고 말도 안되는 세계를 표현한 달리와 부뉴엘은 손톱 안쪽의 신경세포까지 건드릴 정도로 묘할 정도로 과감한 예술가이다. 대단하게도, 그것을 의도한지는 모르지만 <안달루시아의 개>가 영화 역사상 꿈의 세계처럼 집단 무의식의 뿌리가 아주 깊은 심해까지 파고 든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어떠한 답이 나와도 의미없게 만드는 역사 속의 명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