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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6)

 내 마음을 흔들고, 궤뚫고, 속을 뒤집어버린 이엄청난 작품은 내가 공드리를 전적으로 지지하게 된 큰 작품이다. 어찌보면 <수면의 과학>보다도 더욱 더 흡입력이 뛰어나고 환상적이고 끝없는 상상을 불러 일으키면서도 사람이 사랑에 대해 겪는 비탄을 진실적으로 말해주었던 작품이었다.
 보통 나는 꿈을 3개 이상 꾸게 된다. 꿈을 꾸고 나면 눈이 자기 전보다 몇 배로 피곤하다. 하지만 꿈을 싫어하지 않는 이유는 꿈 속에서 일어나는 내가 자주 보게 된 초현실적인 장면 때문이었는데 아무리 끔찍하더라도 편하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이유는 이 작품의 기여가 있어서같다고 느낀다. 이처럼 이 작품은 나에게 있어 정말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사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모든 영화는 오락의 요소일 뿐이었는데 미셸 공드리와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그리고 커스틴 던스트와 일라이져 우드 그리고 심지어 톰 윌킨슨은 그들이 아무도 모르는 지구 어딘가에 살고 있는 한 별종의 인생에 영향을 주었다.
  비선형적인 스토리라인을 갖춘 이 영화는 처음에 보았을 때가 가장 혼란스럽다. 주인공은 자신이라는 기억을 인위적인 방법으로 지워버린 전 애인에 대한 슬픔을 감당하지 못해 어두운 밤 눈물 뚝뚝 흘리면서, 얼굴은 만신창이고, 앞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집으로 돌아가면서 결국 자신도 똑같이 그녀를 지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그는 그녀와 관련된 모든 과거로 돌아간다. 여기서는 분명 짐 캐리의 연기력이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사실이다. 자신이 그 이전에 접한 모든 주요 장르는 코미디였지만 그에게서 <이터널 선샤인>의 멜로와 <넘버 23>의 스릴러는 큰 도전이었다. 그러나 빛을 보지 못한 조엘 슈마허의 연출력 속 짐 캐리의 냉혹한 인간의 모습이지만 반면 그의 개인사에서 겪는 우울증이 심화되어 울려 퍼지는 듯한 <이터널 선샤인>의 조엘은 정말로 환상적인 캐릭터를 구사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미셸 공드리의 영상 미학이다. 그에게는 물체가 있어야할 위치 설정의 절묘함이 보이기도 하다. 그는 원래 뮤직 비디오 감독으로서 그가 보여주는 환상적인 맛을 보기 위해서는 영화보다도 뮤직 비디오가 더욱 선명한데, 예를 들어 그가 만든 케미컬 브라더스의 1999년 곡인 'Let Forever Be'는 만화경을 통해 다각도로 '동시에 보여주는 한 사람의 여러가지 같은 행동'을 보여주는데 더불어 차원을 초월하듯하는 인물의 공간적 이동 표현과 사물이 있기엔 조금 애매한 장소에 위치시키는 것은 억지라도 익숙해진다든가, 혹은 음악 속에 담겨져있다면 문제 될 것 없이 부드럽다는 느낌이다. 이 작품 역시 음악과 함께 쫓기는 주인공과 자신이 위치한 장소에 대해 꿈보다 더욱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내용의 구성은 그리 방대하게 넓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넓지 않아 좋다는 것이 장점이라 할 정도로 몰입도가 뛰어나다. 한 명의 개인적인 실연 상황을 관객에게 흡수시키는 것은 정말 엄청난 힘이다. 또한 탁월한 점은 사람은 과거를 들추지 않으려는 점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구성이 얼마나 완벽한지 꼬집어 내는 것도 뭐 영화 해석에 능력이라고 본다면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뭐 일단 이 영화는 보고 나면 영상에 홀린 덕분에 구성이 정말 완벽한지 혹은 느슨한지 또는 허무한지 알기 조차 힘들지도 모를 정도다. 이 작품이 보통은, 대표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표현했다면 난 다르게 말해본다. 사람은 왜 슬픔을 겪어야 하고 행복해야 하며 왜 과거는 사람의 슬픔을 들추고 왜 나는 그 것을 보게 되는지 그리고 왜 사랑을 해야 행복함을 느끼는지, 더불어 사람은 왜 헤어지기 위해서 만남을 갖는가. 어쩔때 거짓적인 삶은 행복을 느끼는 것 조차 위장을 하는 것 같기도 해서, 그게 좋지는 않지만 나는 희열 이전에 슬픔을 겪는 것이 큰 치료의 바탕이 될 수도 있겠다고 느끼긴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영겁회귀는 비겁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