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인생 최고의 영화

블레어 윗치 (The Blair Witch Project, 1999)

  


가끔씩 등장하는 영화의 스토리 방식 중 하나는 믿겨지지 못할 실화를 채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갖춘 작품들은 실화라는 이유만으로 성공하기에도 좋고 기본적으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좋은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방법은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확률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믿을 수 있는 작품으로 가짜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 즉 그런 척하는 영화 또한 존재하고 많은 관객들은 러닝 타임 내에서 상당히 낚인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은 실화처럼 위장한 가짜 영화도 사실상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반응에서 부풀어지기 때문이랄까. 참 좋은 방법이다.
 그 작품이 바로 <블레어 윗치>다. 내가 처음에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는데 당시로서는 사실과도 같아서 낚였고 반면 지금도 이 영화는 아직도 지지하지만 다시 볼 때 그 재미가 다시 살아있을지 의문이다. 이 영화의 특징은 시야가 상당히 제한되어있고 영화 내내 오직 비디오 카메라로 찍는 장면만이 존재해 편집에 용이하다는 옥의 티가 존재하면서도 이 문제를 영화의 긴장성으로 이용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 나를 매혹시킨 작품이었다. 이 영화를 보기 전 모든 공통점은 한가지에 있다. 사람들은 스틸을 보고 영화를 본다. 이 영화는 분명히 스틸만 본다면 지루한 영화다. 나도 보기 전에는 이게 영화가 맞냐며 의심하곤 했는데 헌데 직접 보니 얘기가 달라졌다.
 영화는 3명의 영화 학도가 전설 속에 불리우는 블레어 윗치에 대해 다큐멘터리 식의 작품을 찍기 위해 꾸밈 없이 조사를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시야가 전혀 밝지 못하다보니 눈뜬 장님인 상황에서 소리에 의존하게 된다. 귀를 기울여보면 바스락 거리는 소리조차 민감해진다. 관객은 주인공이 본 것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비명을 듣고 심하게 흔들리는 캠코더가 보여주는 힌트만 볼 수 있어 이 장면들이 사실 웬만한 유령 나오는 장면보다 더 무섭고 실제 상황스럽다. 특히 영화는 후반에 갈수록 주인공들이 길을 잃고 위험하다는 공포를 직접 겪게 되는데 적외선으로 보이는 사람과 집, 그리고 어떤 것을 상징하는 구조물이 평소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섭다.
 영화가 복잡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는 것이 아니며, 이 영화 속 유일하게 남는 것이라곤 영상과 소리밖에 없지만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살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꼬집어 그 점만이 영화 수익의 7000배를 뽑았다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단순히 좁게 말하자면 이 작품을 보았을 때 기억에 남는 특징이라곤 이 정도다. 그 이후에 비슷한 영화가 몇 편 등장했지만 이 영화만큼 잘 따라온 작품은 없었다. 그냥 보았을 때 영화 자체만이 단순히 쉬워보여도, 이 작품은 특히 숨어져 있는 무언가들이 많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