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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 1976)

 처음 이 영화는 내겐 별로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 좋은 이미지라는 표현보다도 내가 이 영화를 얼마나 지지할지 그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대단히 재미있고 신선한 장면을 구사한다. 한편으로는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가 보여주는 반항의 상징이 분명 우리가 진정 원하는 그런 것일까? 하면서, 성급한 의심을 시작하도록 하였다. 썩어 곪아 버린 이 세상을 더 이상 과격한 방법으로 맞서기에는 너무나도 큰 힘이 든다. 동시에, 택시 드라이버의 무모한 영웅 주의는 희극이 아닌 셈이라는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활극이다.
 이 영화의 내용은 베트남 전을 겪고 귀환한 한 남자가 불면증에 시달려 택시 드라이버로 일하면서 느끼게 되는 심정을 독백과 행동으로 설명하는 이야기다.  그가 이력서를 제출하기 위해 택시 회사에 등장할 때의 태도는 찌질하고 업무 중에 보게 된 아름다운 여자를 향해 집착하는 것은 어떤 즐거움을 얻기 위해 보이는 집요한 인간이다. 그가 계속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외로움에 처했기 때문이다. 어두운 밤의 도시 속에 존재하는 택시 드라이버는 상당히 외롭고 무력하다. 동시에 그는 도시에서 서식하는 부패하고 방탕적인 자들을 비난한다. 야간에만 택시를 운전하는 트래비스는 이 광경에만 익숙해져야만 한다. 영화 속 주인공은 자신이 믿고 있는 정의에 사로 잡혀있다. 독백은 가장 솔직한 방법이다. 내내 보이는 드 니로의 파격적이고 과격한 이미지는 트래비스 캐릭터를 관객에게 흡수시키도록 하는데 매우 뛰어나다.
 지하로 빠질수록 그는 자신 외에는 다른 세상이 볼 수 없을 정도로 시야가 흐릿해지고 마비된 세상 속에서 택시를 몰고만 있는다. 이 거대한 도시 속의 최악의 장소를 바라보는 시선을 고발하지 않고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이 택시 드라이버 트래비스는 한참 행복하게 학교에 다닐 나이의 어느 소녀가 몸을 팔고 있는 광경을 보고나서 결심하게 된 것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잔인한 파국을 일으키게 만드는데, 그 결정적인 행동은 이미 돌이킬수 없는 실타래로 짜여진다.
 이 영화만큼 잔인하고 악독하게 표현한 작품은 많지 않다. 특히 마틴 스콜세지라면 그 거품은 상상조차 힘들 정도로 극대화된다. 필름 누아르의 성향과 반영웅 사상의 <택시 드라이버>는 매번 다른 악장의 반복과 함께 "어떤 멋진 방법"으로 세상을 해결시키려는 시대의 반항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