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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헬 나이트 (Hell Night,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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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은 쿠엔틴 타란티노 필름 페스티발을 통해 그가 추천하는 영화를 몇 편 본적이 있었다. 영화가 40~50편 정도 되는 수준이었는데, 그가 추천하는 상영관을 6파트로 나누고 마지막에는 그가 추천하는 최고의 영화인 베스트 라인업을 선사하였다. 그 중에 보게된 영화도 배니싱 포인트였고, 방랑의 결투조차 그가 말하는 일부분을 통해 보게 된 작품이었다. 페스티발에서 상영된 영화의 대부분은 포스터 구경도 힘들고 제목만 알 수 있는 미지의 영화였다. 어쨌든 타란티노가 자랄 때 B영화를 아주 쉽게 접할 수 있었고 그만큼 그도 B영화에 애착을 깊게 가지고 있었으니 일반인은 모르는 영화가 저리 많다는게 당연할 수도 있겠다. 베스트 라인업에서 그나마 알 수 있었던 유명한 영화가 바로 이 영화였다.

 그가 추천한 수 많은 영화들은 2000년대 영화가 한 편도 없으며 90년대 영화는 5편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헬 나이트>는 1981년 영화니까 멀지만 나름대로 최근에 가깝다고 봐야하는데 이 영화가 매우 적은 예산과 40일만에 제작해서 그런지 그보다는 더 옛날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그런 낡은 영상에서 나타나는 크리처의 모습도 꽤 무서웠고 신비감이 돋보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아쉬웠던 점은 이 영화가 시리즈물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시리즈라는 점이 아니라 조용하게 주인공들을 죽이는 크리처라는 점에서도 그런데 그 유명한 나이트메어의 프레디 크루거나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처럼 끝까지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뭐, 프레디나 제이슨이 너무 우려지다보니 팬들도 욕먹는 수준까지 올랐지만 말이다. 생각해보면 크리처로서 나름대로 멋지고 재활한 면만 따지자면 <지퍼스 크리퍼스>의 크리퍼나 <데드 캠프>의 그 녀석들이 좋았던 것같다.

 영화는 시작부터 어이없이 괴성을 지르는 여자의 모습이 집중된 상태에서 시작된다. 다름이 아니라 파티 이름 '헬 나이트'라는 젊음의 전야제를 즐기고 있는 중이었다. 사실 저 파티의 이름이 후에 일어날 잔혹한 상황을 암시하고 있었지만 관객들만이 헬 나이트의 의미를 알고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파티를 개최한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 악명 높은 저택에 새벽동안 머물기로 하는 이야기다. 저택에 입장하기 전, 클럽의 회장은 매우 천천히 그들을 저택의 안까지 인도하면서 저택의 사연을 이야기해준다. 곧 괴담인 이 이야기는 숙연한 분위기에는 맞지 않게도 아무도 믿지 않는다. 항상 공포 영화에서는 괴담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특히 괴담을 겪고 자란다. 영화가 현실과 다른 점은 괴담을 사실로 발전시킨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그 누군가가 범인인지를 밝히려는 내용은 아닌 면에서 매우 구식적이면서도 B 영화 자체만의 매력을 구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이 영화가 막바지에 다가 올 때 쯤에 살인마의 정체가 공개된다. 생긴건 흡혈귀처럼 생겼지만 덩치나 행동을 보면 프랑켄슈타인과 매우 흡사하다. 스티븐 시걸처럼 목을 꺾어 즉사시키는가하면 꽤 재미있는 발상으로 사람들을 겁을 먹게 만든다. 가장 인상적이면서 충격적인 부분도 꽤 존재한다. 어떤 고전 영화를 베낀듯한 흔적이 몇 보이지만 최근에 등장하는 슬래셔나 고어 영화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도 지금부터 과거로 돌아가는 과정 속에 공포물이라고 생각한다면 흥미롭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처음에도 린다 블레어였고 끝까지 린다 블레어이다. 엑소시스트 이후에 별로 잘 되지 않지만 뭐 나름대로 나약하지만 용기가 사람을 강하게 만들고 자신의 초반에 언급한 요긴한 능력 덕에 주인공 값은 했다. 부상당한 크리처를 잡기 위해 쫓아가는 남자 주인공에 비해 겁이 많은 고전 여자 인물이라 반대되는 서로의 캐릭터가 행동적으로 충돌하는 모습이 뻔하긴하지만. 영화 내내 볼 때마다 느끼는건데 화질이나 학살 영상 등이 그라인드하우스 페이크 트레일러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현재에 만든 그라인드하우스 페이크 트레일러들이 참 옛날 작품이 생각나게 할 만큼 B영화로서 잘 만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