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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란시스 하 (Frances Ha, 2012)

 뉴욕의 보편적인 삶을 주제로 내건 <프란시스 하>의 이야기는 한 시간 반 가량의 이야기다.

어떤 이야기들은 단지 기승전결의 구성을 강요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인지 어떤 사람에게는 공감을 사기도 하면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지루해보기이도 한다. 통상적으로 불리는 '인디 영화'들의 이야기가 많이 그런 것 같다. 프란시스하의 이야기는 별 다른 주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어떤 즐거움을 선사하기보다는 한 사람의 이야기에 초점하면서 흘러가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것 같다. 영화의 제목인 <프란시스 하>는 주인공의 이름인데, 그녀는 무용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이고 돈 벌이는 변변치 않고 이곳 저곳을 오가면서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과 그들의 이야기를 하게된다. 아주 짧은 만남이 계속되는 것 같아 그리 깊지않는 대화를 보며 외로운 현실에 마주하고 심지어 그녀가 하던 일이 확실치 않게 되면서 전반적으로 돈 문제와 관련되고, 그녀는 난관을 마주하게 된다. 어쩌면 이 이야기가 절망적으로 흘러가게 되는 것에 답답하고 어려운 마음을 갖게 될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그렇지 않다. 그녀가 이곳 저곳을 오가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는데 그런 과정 속에서는 다분히 그녀의 이야기만 언급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관객과 그녀는 주변인의 이야기를 보게 되는데 이것과 그녀가 겪는 사건들에서 강렬한 감정을 공유하기란 쉽지가 않다. 영화가 그렇게 단절되어 있다는 것이 아니고 마치 우디 알렌의 영화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라 매우 편한 작품이다. 기억하기 좋은 대사도 많고 우리 이야기와 결속된 것 같은 즐거움이 있다보니 에필로그는 모두가 원하는 것들만으로 가득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