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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펀 : 천사의 비밀 (Orphan, 2009)


2000년대 후반의 공포 영화들은 그 취향이 뚜렷했다. 특히 이 장르적 산업에서 저예산 공포 영화는 화질이나 제작 수준 면에서 굉장한 진화가 있었다. 내가 옛날에 무서워했던 공포 영화의 특징이라고하면 화질이나 사운드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던 것 같은데 비디오의 멸종, 그러니까 시각적인 공포가 이전보다 많이 달라진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이 단순한 내용의 영화는 과거에 저주받은 아이를 입양하는 어떤 이야기들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이를 사산한 과거의 상처를 입은 주인공은 한 미스터리한 소녀를 입양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천사같았던 소녀가 점점 이상한 본성을 드러내며 사고를 일으키는 내용의 <오펀 : 천사의 비밀>은 이런 사건의 연속들이 관객을 소녀의 비밀이 도대체 무엇인지 의심을 하게 만든다. 이런 의심의 연속들은 보는 사람을 지치게 하기 마련인데, 어느 정도 영화가 진행된다면 단서도 많이 만들어지고 떡밥을 쉬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구성만으로는 힘이 약한 정도인데, 영화의 호흡은 의외로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다. 그 원동력은 이사벨 펄먼의 연기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우 거친 연기를 해낸다. 관객들은 그 캐릭터를 통해 감정이 격하게 동요하며 최후의 장면에서 오락가락했던 그것을 극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거의 이 영화에 대한 대부분의 평가는 이사벨 펄먼, 에스터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서술되고 당시 한창 떠뜰썩했던 반사회인격 장애에 대한 관심도 생기게 만든다. 당연히 영화들은 사실을 기초로한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이런 흥밋거리들이 영화의 존재 자체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이 영화가 주었던 '공포감'은 그리 기대할 수 없는 정도에 그치지만 내용이 무엇을 가르키는가에 대해서는 늘 한결같고 스릴러에 대한 불길한 감정의 여운은 어느 정도 유지가 되는 편이었다.


 영화의 부제를 제외하면 <오펀>은 구성의 면에서 스토리의 의심을 갖게 만들었던 영화이다. '천사의 비밀'이라는 우스꽝스러운 부제는 어느 정도 말이 되지만 영화의 수준을 더 유치하게 만들 뿐이다. 개인적으로 국내 배급사들이 정하는 해외 영화의 제목 변경은 영화 홍보면에서 크게 좋지 않은 것 같다. 과정에도 세밀함이 필요하겠지만, 음차 번역과 한국어 부제는 보기에도 별로인 것 같다. 이런 영화들이 유행처럼 한 참 쏟아져 나왔다가 현재는 조금 줄어든 것 같고 다시 부제 없이 제목만 음차 번역만 해서 공개되고 있는 추세다. 


인상깊었던 장면 : 병원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