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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븐 (Se7en, 1995)

 한 은퇴를 앞둔 형사와 젊은 신참의 형사가 한 살인 사건을 접한다. 이 괴기한 사건의 시작은 몸이 아주 비대한, 그러니까 코끼리같은 덩치의 남자가 스파게티 접시에 코를 박고 죽어있는 광경을 포함한다. 그리고 다음 날엔 변호사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살해 장소에서 보았던 각각 다른 단어가 포착할 수 있었다. 이 살인 사건들은 공통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일곱 가지의 죄악임을 암시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살인 사건 계속해서 일어나고 이 불쾌한 범죄를 막기 위해 두 형사는 정신 없이 범인을 추적하지만 단어를 찾는 시간은 너무나도 오래 걸린다.


 이 영화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음침한 분위기와 많은 이들이 대부분이 크게 신경쓰지 않는 오프닝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을 제외한 영상은 내내 어둠으로 뒤덮혀있고 심지어 비가 오는 날도 있을 정도로 고약한 세상이다. 주인공인 두 형사 수수께끼에 관해 해결하고자 하는 방식은 이들의 대화에서 볼 수 있다. 사건을 분석해가는 무대가 주로 집안과 건물 속의 통로. 이 세상은 아주 좁디 좁은데도, 그러한 압박감과 어두운 분위기는 아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사건의 실마리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단서를 얻기 전까지 인물들은 혼란스러운 심경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주인공인 형사들은 딱히 개성있어보이진 않지만, 늙은 형사는 은퇴를 일주일 앞두고 있는 상태였고, 이미 오랜 시간 속의 수 많은 사건들을 겪어온 남자이며 신중한 성격과 함께 다양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의 파트너는 신참 형사. 부인을 돌보고 있으며 지하철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변변치 않은 집에 사는 사람. 하지만 그는 젊고 쉽게 자신 있어한다. 어떤 버디 형사물을 보면 둘의 갈등은 글리셰처럼 일어난다. 이 영화도 주인공은 두 남자지만 장르의 그런 설정이 크게 부각되진 않는다. 이 모든 것이 별 관계는 없지만, 이는 장르적 전제의 문제도 아니다. 

 데이빗 핀처의 스릴러는 대개 이미 주어진 주제와 장치, 그리고 설정들을 스토리라인에 삽입하여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 머리만 조금 쓰면 영화의 전개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헌데 그 감독은 이를 아는 듯이 '이미 알고 있을 법한 것'들이 확실히 보이기 전까지 그 가능성을 불안하고 고약한 환경에서 제시하고 우리는 그 심리적 걱정을 만끽하고야만다. 반전은 반전인데, 모든 이들이 예상할 수 있는 구조에서 이탈을 성공하면 그것은 본연의 의미를 탈피하는 독특한 반전이 된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불가사의의 속성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세븐>은 형사를 주인공으로 한 다양한 경찰 영화처럼 버디 무비를 조건으로 내용을 이끌어나간다. 사실 이런 인물 구조의 조건이라면 내용은 아주 탄탄하고 재미있게 이끌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관객들은 이 영화를 전체적인 구조가 하나의 사건을 토대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고 인물 두명만을 가지고 단순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갈등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독특하게도 그런 설정을 가지고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꽤나 독특하게 느껴졌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적으로 느끼는 데이빗 핀처의 (혹은 비슷한 부류의)영화들이 그렇듯 이는 그냥 단순히 내용상의 한방을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그냥 그 자체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쩐지 이러한 찜찜한 결말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는데, 내가 느끼기엔 '네게 정말 쇼킹한 사실을 하나 알려줄게.'가 아닌 '일단 봐봐, 이게 진실이야.'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는 것이다. 데이빗 핀처의 독특한 영화들을 본다면 감이 잡힌다. 현실 세계에서는 크게 언급하고 싶지 않고 마음 속 깊히 충격을 받으며 잠잠히 보게되는 그런 영화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