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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시디어스 (Insidious, 2010)

 어느 가족이 이사를 온다. 짐을 거의 정리할 때 쯤 첫째 아들이 다락방에 올라간다. 어두운 다락방, 아이는 불을 켜기 위해 사다리를 타다 넘어지고 일어나지만 무언가로 인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그 다음 날 밤, 아이가 잠에서 깨지 않는다. 의학적으로 어떠한 진단이 나지 않는 혼수 상태. 그 날 부터 집 안에서 누군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보다시피 <인시디어스>는 '귀신 들린 집'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딘가 시작부터 비슷한 영화가 있다고 눈치를 챘다면 바로 이 영화의 제작자가 오렌 펠리라는 것이다. 그는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감독이다. 물론 영화의 감독은 <쏘우>의 제임스 완이지만 전반적인 내용의 구성은 오렌 펠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싶다. 덧붙여 대중적인 평가의 힌트를 보자면 이 영화 속 줄거리의 해결 방식은 <폴터가이스트>의 방식을 상당히 많이 따른다. 물론 완전하게 환상적인 요소와 성격을 배제한 채로 이 영화는 어두운 방 속의 삐걱삐걱 소리만 나게 해줄 공포감이 전부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오렌 펠리의 두 번째 작품이라도 해도 무방하고 본다. 첫 번째 이유는 앞서 말한 대로 영화를 좌지우지할 제임스 완의 영향력이 매우 적다. 미스터리한 장면의 편집의 대부분이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핸드 헬드가 상당하고 이 움직임이 매우 생생할 정도로 무섭다. 또한 영화의 결말과 함께 처음 제시되는 등장 인물들의 숫자가 후속편의 여부를 미리 배치시킨다. 영상은 현실과 꿈의 경계를 흑백 대비로 빛 조절을 꽤 효과적으로 꾸몄다.


 허나 후반부의 그들의 실체가 드러났을 때는 관객을 놀래키는 호흡이 맥을 끊는다. 유령과 악마가 등장하는 곳에서 장면적 분위기는 전작 <쏘우>나 <데스 센텐스>와  다를 바가 없다. 이런 것처럼 특정 무대에 있어서는  공간 밀도가 분위기와 최고로 잘 어울리지만, 제임스 완의 작품 특유의 습관이 지속될 수록 어떤 부분은 의미 없이 흘러가기도 한다. 다행히 영화는 진행되는 장면의 90% 이상이 실내에서 이루어지는데, 잘 나온 장면은 군더더기 없이 잘 나왔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거의 다를게 없는 전개 방식이기 때문에 그 영화가 두번 봐도 될 정도로 재미있었다면 봐도 만족하겠지만 대체로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국내 반응은 시덥지 않다. 공포 영화를 볼 목적을 유익하게 하려면 '당신이 당장이라도 무섭고 싶다'는게 아니라, '재미있는 공포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찾는게 더 바람직하다. 또한 유령의 특수 분장 퀄리티가 상당히 떨어진다. <13고스트> 수준은 아니지만. 

 

 또 다른 재미를 추구하자면 <인시디어스>는 매우 다양한, 지금까지의 공포 영화들의 장면과 상징들이 스쳐 지나간다. 요즘엔 이게 유행인가보다. 참, 상영 도중에는 이스터 에그로 찍쏘도 등장한다. 잘 찾아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