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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악마의 씨 (Rosemary's Baby, 1968)

 1968년 개봉된 이 작품은 아이라 레빈의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각색된 작품이다. 당시 통속적인 성격의 원작에 비해 고전적인 감각을 뿌리쳤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던 <악마의 씨>는 분명 로만 폴란스키의 다시 독특한 관심사가 충만되어 있다는 점이 보인다. 후에 이 영화는 비슷한 시기에 공교로운 한 사건을 통해  로만 폴란스키의 개인사에서도 영향을 끼쳐서 이 영화는 더욱 명성을 끼쳤다.

 이 영화의 우리말 제목은 상당히 강렬한 느낌을 준다. 보다시피 원제는 '로즈마리의 아기'로 극 중 주인공인 로즈마리 우드하우스의 아기를 뜻한다. 전체적인 내용으로는 단순히 로즈마리가 배우인 남편과 이사를 온 뒤로 몇 번의 실패 후 결국 아기를 갖게 되지만 조금씩 이상한 상황과 더불어 너무나도 친절한 이웃들의 행동, 그리고 이상한 경험들이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어 한 음모가 꾸며져 있음을 알고이를 파해쳐 나가는 내용이다. <악마의 씨>는 고전 오컬트 영화의 초기 자극 촉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이 작품 이후 10년의 오컬트와 더불어 고딕 호러처럼 무언가 강렬한 사건이나 장면으로 관객을 괴롭히는 성격은 아니고 히치콕같지만 그와는 분별되는 심리 스릴러이다. 의심에서 짜증, 그리고 결국 마음 속으로는 적에 대한 위화감, 그들로 부터의 모든 도피는 보는 관객을 불안하게 만드는데 성공한다. 로즈마리가 언젠가부터 갖게된 의심의 증거는 확실하지 않은 채, 계속적인 정보의 수집은 관객들마저도 그녀의 대리인으로 똑같은 기분을 경험하도록 사건은 발생한다. 결국 이 영화의 엄청난 정점은 끝에서야 드러난다. 결국 아기의 모습을 보게된 그녀가 결국 '그들'의 일부가 되기를 허락한 셈이 되는 것이다. 관객은 결국 어떤 잔인한 속셈이나 책략을 눈으로 마실 수는 없도록 영화는 문을 닫는다. 포인트는 그 것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상한 욕심이나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방법으로 사람들을 배신과 허무의 공포로 빠져들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희생량은 오직 로즈마리일 뿐이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그녀가 공포의 또아리에 틀어져 있는 것을 직접 실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