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뱀파이어의 그림자 (Shadow of the Vampire, 200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브람 스토커 원작의 <드라큘라>는 상당히 신선한 소재였는데였다가 비슷한 부류의 동양 요괴인 강시나, 전설의 고향에서 등장하는 여러 귀신들보다도 서양의 흡혈귀라는 존재는 매우 공포심을 유발하고 사실과도 같았다. 어느 부분에서는 사실이라고들 하지만, 가장 원작에 충실하다고 평가되어지는 <드라큘라>가 매우 강렬해서 그 이후에 여럿 아류작들이 등장하였다. 어떤 면에서 보면 흡혈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의 느낌은, 드라마틱할수도 있었으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위해 <언더월드>나 <블레이드>같은 액션물로 전향을 하는 결과도 가져왔다. 그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쉐도우 오브 더 뱀파이어>는 원래의 흡혈귀물이라고 할 수 있는 최초의 작품인 <노스페라투>를 다시 발현한 작품이다. 영화 속의 영화를 말하는 <노스페라투>를 다시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충실히 반영하였다고 생각했다. <노스페라투>가 1922년 작이어서 조금은 난감한 부분이 있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 것은 뒷전에 예전 이야기를 비틀은 것이 매우 재미있었다.
 이 영화를 알려면 <노스페라투>를 알아야한다. 굳이 윌렘 데포의 연기력만 보겠다면 아무말도 못하겠다. 나는 윌렘 데포를 너무 좋아한다. 그의 영화를 본적은 몇 편 없지만, 악역에 익숙해보이는 연기력은 가히 헐리웃의 숨겨진 보석이라고 하고 싶을 정도이다. 아무래도 <노스페라투>를 다시 살리겠다는 것에 중점은 아니고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인 F.W 무르나우의 이야기가 더욱 더 오밀조밀하게 등장한다. 게다가 한 시간 반의 러닝 타임에 하고 싶은 장면을 들춰내려면 영화를 찍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그 초점이 어디에 잡혀 있었느냐 신경 쓸 필요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보면 <쉐도우 오브 뱀파이어>가 그리 깔끔하지 못한 진행을 보인다.
 잠깐 <노스페라투>의 이야기를 하자면, 영화 내의 흡혈귀인 올란도 백작이 영화의 그림자에 해당하는데 1992년 원작에는 실제 배우 '막스 슈렉'이 올란도 백작 역을 맡았지만 <쉐도우 오브 더 뱀파이어>내부에서 촬영하는 <노스페라투>의 흡혈귀는 반대로 '막스 슈렉'이라는 흡혈귀 역을 '올란도 백작' (윌렘 데포)이 맡게된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의 주목할 점은 이 영화 내에서의 올란도 백작 (윌렘 데포)는 실제로 흡혈귀였던 것이다. 흡혈귀라는 괴물과 조금 더 가까히 다가갈수 있도록 구성한 셈이다. 몇 가지 변수만을 제외한다면 <노스페라투>를 찍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 변수가 꽤 강렬하긴하다. 촬영을 하던 사람이 최면에 걸리는가 하면, 올란도 백작이 카메라맨을 잔인하게 목을 꺾어 죽이기도 한다.
 <쉐도우 오브 더 뱀파이어>의 흥미로운 점은 여러가지였다. 무성 영화를 찍는 모습에 담긴 상상적인 비화이다. 장난인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막스 슈렉이 흡혈귀였을 가능성에 대해 지적을 하는 것도 같았고, 존 말코비치가 맡은 F.W 무르나우에 대해 대변을 해주는 점도 있는데였겠으나 결국은 1922년 이 시도적인 공포 영화에 대한 오마쥬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 영화는 윌렘 데포의 연기력은 물론인데다가 니콜라스 케이지가 제작에 참여했다는 것을 보면 <노스페라투>의 아성이 대단하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