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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 2016) 영화의 첫 장면은 바다를 향하는 한 배에서 티격태격대는 삼촌과 조카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바다가 보이는 곳이 맨체스터 바이-더-씨라는 지명이다. 과거의 어느 장면이었다. 그리고 현재로 돌아와, 추운 겨울이다. 아파트 관리인으로 홀로 조용히 지내는 리가 조카에게 낚시를 가르쳐준 그 삼촌이었다. 그는 직업적으로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하는 변변치 않은 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가끔씩 여성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그러지만 그는 더 이상 누굴 만나는데에 관심이 없어보인다. 그리고 어느 날 그는 연락을 받았다. 형이 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그는 홀로 멀리 떨어져 살다가, 자신이 살던 동네,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향한다. 교차편집으로 전개되는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어느 개인적인 인물의 삶에 집중할 수 있게끔 구성.. 더보기
곡성 (The Wailing, 2016) 때로는 세간의 주목받을만한 뜨거운 논쟁의 작품이 등장할 때는 세상은 이전보다 더 떠들썩해지는 것 같다. 물론 70년대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사람들이 이렇게 지금처럼 쉽게 영화를 평하고 논쟁할 수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그리고 풍부하고 영화 커뮤니티는 몰론이고 유투브에서까지 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시대여서 텍스트의 의미는 무색해지는 것 같다. 내가 처음부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작년에 이 을 극장에서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 최근에 다시 보게된 시점에서까지 은은하게 지속되어져왔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이 영화는 극장 개봉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 했던 작품이었다. 내용도 파격적이고 사람들을 혼란시키는 장치도 무수했다. 물론 이 영화가.. 더보기
팔로우 (It Follows, 2014) 어느 날 나는 어떤 평론가가 현대 공포 영화의 트렌드에 대해 분개하는 내용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나도 한창 그 어느 때보다 공포 영화에 흥미를 가진 적이 있었고 유명하다는 영화들은 많이 챙겨보곤 했다. 어떤 영화들은 인간의 살을 우습게 찢기도 하고 어떤 영화들은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며 때로 어떤 영화들 속 주인공들은 괴물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향들은 시대적인 수준에 영향을 받으며 진화하고 변화하고 다시 순환되기도 한다. 문제는 내가 보았던 그 영상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의 공포는 가짜만으로 가득차있다는 것이었다. 일단 '공포'의 개념에는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겪는다는 것인데 대부분의 쓸모없는 공포 영화들은 사람들을 순간적으로 놀래키는데에만 집중하거나 시각적인 쾌락으로 둘러싼 충격의 일종.. 더보기
맨 인 블랙 3 (Men in Black 3, 2012) 마블 코믹스에서 출간된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화된 시리즈는 1997년 첫 등장 이래로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시리즈가 매 번 호평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코미디 장르와 SF의 절묘한 조합 덕분일 것이다. 일반적인 SF 영화들은 비이상적이고 복잡한 장치 때문에 대중들을 모두사로잡기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이 작품은 관객이 이해할 필요 없이 '세상은 넓어도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것' 처럼 세계관과 사건이 매우 단순하고 외계인 음모론을 조롱하기 위한 다양한 블랙 코미디 등으로 꾸며져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부담없이 즐기는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은 97년 1편을 시작으로 15년이 지나 3편으로 등장하였는데 이는 긴 시간이었다. 비록 3편이라는 점에서는 그 시간적 간격이 크기 때문에 시대의 트렌드나 .. 더보기
스페이스 카우보이 (Space Cowboy, 2000) 때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인간이 늙었을 때 세상을 어떻게 맞서내는가에 대해서도 영화를 통해 언급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늙은 자와 세상에 관한 것이다. 가끔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인간과 세상과의 관계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지막히 말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많은 이야기들이 그리 와닿지 않는 것이 모든 표현의 대상들이 특정한 혹은 다수의 노인들을 지칭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의 영화에서는 항상 본인이 등장하기 때문인지 그의 이야기가 되는 기분이 크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아주 거대하지만 아주 작은 내용을 보는 듯했다. 젊은 시절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졌던 네 명의 남자가 있었다. 이들에게는 달까지 직접 가보는게 원대한 소원이었지만 현실은 그게 어려웠고, 저절로 .. 더보기
저수지의 개들 (Reservoir Dogs, 1992) 6명의 남자가 식당에 앉아있다. 마돈나의 "Like A Virgin"을 시작으로, 모처럼 일상적이고 의미 없는 대화로 가득한 테이블. 한참 떠들고 나서야 그들은 슬슬 자신들이 이 자리에 모인 목적을 설명한다. 그 이야기가 끝나고서는, 재치있는 사운드트랙 한 곡이 켜지고 배우들의 이름이 나온다. 그러나 관객은 그 어떤 불길함도 예지하지 못한채 영화의 결말과 가까운 긴박한 장면을 접하게된다. 타란티노의 데뷔작인 은 주요 범죄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 영화이다. 이 독특한 영화는 엄청난 양의 대사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 중 대부분의 내용은 영화의 내용과 관계 없는 수다이다. 타란티노는 수다의 미학을 강조하곤 하는데, 그렇든 안그렇든 이러한 작품적 특성은 그의 초기작부터 확인을 할 수 있다. 내가 끌렸던건 사실 이런.. 더보기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2013) 1961년, 어느 포크 송 가수는 자살한 동료를 잃고도 죽지못해 살아가고 있다.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동안은 한 없이 이 고달픈 인생은 아닌 것처럼, 그는 가스등 카페의 작은 조명 안에서 읊조린다. 그는 이 영화의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이다. 코엔 형제는 2002년에 생을 마감한 데이브 반 롱크를 의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로 창조하여 이야기를 만들었다. 왜 하필이면 그였는가에 대해서는 크게 묻지 않게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우상이나 롤 모델을 기억하는 것처럼 특정인에 대한 애착감이리라. 죽은 르윈의 동료가 마이크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게되는 시점은 영화가 시작하고 조금 지나서이다. 관객은 그 전부터 르윈이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인가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그는 가스등 카페의 솔로 연주를.. 더보기
어바웃 타임 (About Time, 2013) 리차드 커티스의 은 인생에 관한 영화인데, 어느 새해가 되는 시기 주인공의 아버지는 주인공에게 말도 안되는 사실을 고백한다. '우리 가문 남자들은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주인공은 이 터무니 없는 소리에 농담하지 말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아버지는 역시 그가 믿지 않을 것을 짐작한 듯 바로 시간 여행을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는 지금 가서 해보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그는 믿기지 않는 일을 경험한다. 이 영화의 세계에서 시간 여행을 크게 제약이 없다. 그래봤자 이는 특성일 것이다. 가장 큰 것은 자신의 인생 내에서만 시간 이동이 가능하고, 아주 어둡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써야한다는 것이 끝이다. 아주 순진한 의도로, 주인공은 이 능력을 실수를 고쳐서 더 좋게 흘러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예를 .. 더보기
그래비티 (Gravity, 2013) 는 SF영화가 아니다. SF영화들이 CGI를 필수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끔 바보같이 CGI가 떡칠된 영화를 자동적으로 SF라고 인식 한다. 이는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이 영화의 포인트는 그것이 아닐 것이다. 이 영화는 완벽하게도 '조난'을 주제로한 생존 영화이다. 는 인간이 90분간 우주 속에서 살아 남는 이야기이다. 설명도 간결하다. 관객은 상식과 사진으로 보아왔던 우주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세 가지의 분명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와 우주 그 자체의 아름다움 그리고 생각이 멍해지면서 느낄 수 있는 우주의 두려움, 그리고 인간의 위대함 정도이다. 나는 수 차례 이 영화를 '체험' 하는 과정에서 온 몸에 소름이 돋은 것을 경험했다. 아주 상투.. 더보기
장고, 분노의 추적자 (Django Unchained, 2012) 영화 감독들의 작품들을 보면 공통적인 개성들이 있는데 쿠엔틴 타란티노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과거의 명작들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그에게는 관심사인데, 그것을 바탕으로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작품적 특징은 특히 그의 최근작들에서 그 진면목을 보여주는데, 아무리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최소한 영화 속의 위대한 사운드트랙에서 알 수있을 것이다. 미국 남북전쟁을 앞두기 2년 전 텍사스 어딘가를 무대로 하고 있다. 흑인 노예인 장고는 운좋게 현상금 사냥꾼 닥터 킹 슐츠의 도움으로 노예에서 해방되고 서로 돕는 과정에서 그의 부인을 찾고자 하는 내용이다. 현대 세대로부터 다시 보여지는 서부극들은 매우 지루하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는 그런 우려를 깼다. 나는 이 영화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싶지만 딱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