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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죽음의 다섯 손가락 (Five Fingers of Death, 1972)

 아마도 이 영화의 존재를 들은 기억은 KBS에서 방송하는 스펀지라는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당시 스펀지에서 <죽음의 다섯 손가락>을 주제로 내왔던 이유는 이 영화가 개봉 당시 미국 박스 오피스로 진출했을 때 한 동안 드문 기록적인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후에 MBC의 서프라이즈 등의 방송에서도 짧막하게나마 소개가 되었던 작품이었으며 결정적으로 쿠엔틴 타란티노는 그의 영화 <킬빌>에서 이 영화의 배경음악을 빌려 자신의 영화 속에 오마쥬하였다. 세계적 이슈와 동시에 <죽음의 다섯 손가락>이라는 영화는 홍콩 영화였지만 감독은 한국계로 정창화의 작품이었다. 아시아 영화의 역사에서는 작품성을 인정받는 한국 영화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특히 한국인들은 후에서야 이 영화의 존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72년 활극 영화인 <죽음의 다섯 손가락>은 정정당당하고 의로운 무술인 집단의 주인공이 이들을 타도하려는 악인들의 행패에 대한 복수혈전을 그린다. 물론 내용은 권선징악이 그 방향이며 매우 빠른 전개가 특징인 동시에, 이를 행하는 주인공은 과묵하며 눈빛만으로 적들을 상대하는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주인공은 다른 영화 속 조연들로부터 무시도 당하고 악인들로부터 수 많은 수모를 겪으면서도 의기양양하고 침착한 태도로 사태를 맞이하다 나중이 되서야 응축된 분노의 시선으로 적들을 제압하며 복수를 하기 시작한다. 과거의 단순한 구조의 영화를 접하며 관객들은 진정한 동양 무술의 미를 단순한 측면에서 지켜보며 열광하게된다. 특히 미국 내에서 컬트 영화로 인정 받는 최고봉의 작품으로 여겨지기에 <죽음의 다섯 손가락>은 문화적 측면에서 각광받고 있다.


영화 속 배우들과 그들의 액션은 매우 빠르며 몇 몇 연출 장면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어떤 중요하고 결정적인 심리적 압박을 주는 것보다도, 그런 점도 존재하지만, 상당한 전개 속도와 스타일리쉬한 촬영과 액션들은 이 영화가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악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잔인하고 비열하게 연기하며, 관객은 이 무리들로부터 당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간단하게 서술하게끔 겪을 수 있으며 복수의 과정은 이유없이 주먹 하나로만 전달된다. 

 국가 분류상 이 영화는 홍콩 영화지만 감독은 한국인으로 정창화가 연출하였다. 어디선가 나는 정창화의 연출 스타일이라든지 그의 재능이 독특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덕분에 인정받는 과거 감독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곤 하는 듯 보이지만 당대의 한국 영화는 슬슬 짝퉁 영화가 판을치기 시작하고, 정형화된 영화가 상당히 많은 이유로 이러한 영화들이 몇몇 영화들 사이로 묻힌 작품들이 많은 모양이 많아 정창화라는 이름 자체가 크게 알려지지 않아보인다. 반면, 어느 영화나 그렇듯이 이만큼 유명해진 영화를 호기심에 나마 너무 기대한 나머지 직접 접하게 되면 그 반동으로 재미가 너무 없을지도 모르니까 주의해야한다. 컬트 영화는 말 그대로 괴짜적인 관점에서 그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