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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영화

콜래트럴 (Collateral, 2004)

 결국 되돌아 오는 것은 액션 스릴러에 불과했으나 이 영화는 근래 마이클 만의 타고난 감각을 가진 감성적인 영화가 되어버린듯 하다. <콜래트럴>은 매 순간의 모든 장면은 적절한 앵글을 구사하기에 불만 없는 작품이었으며 한 치도 땔 수 없는 살인과 도주 그리고 밤, 그리고 LA라는 아주 거대한 무대 속의 하나의 점이 움직이듯 사고가 일어난다. 배경은 차갑고 쓸쓸한 새벽, 총성은 이 영화 알맹이와 껍데기 둘다를 말한다. 이 영화는 이것만으로 설명이 끝난다.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항상 자신이 그토록 꿈꾸는 파라다이스를 위해 LA에서 차근차근히 일하는 부지런한 택시 기사가 있다. 그가 몰고 있는 택시의 밤 하늘을 쏘아 보는 곳 아래서 그 와중에 스스로 바쁜 사람들이 우스운 듯 저녁 일거리로 여유를 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특별한 하루는 청부 업자 빈센트와의 알 수 없는 조우로 시작된다. 이 만남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지치고 힘든 순간을 야기시킨다. 건물 불빛으로 가득하고 외부에서 울부짖는 차 소리 외에는 아주 고요한 일상의 끝을 달리고 있는 그에게는 그 다지 필요치 않았던 빈센트의 등장이 어떠한 효력을 지니는지 너무나도 가혹하게끔 한다. 끝내 자신은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왜 하필이면 열심히 사는 사람을 괴롭히냐고 울부짖는다.
 
<콜래트럴>은 구분하기 쉬운 시퀀스의 편집으로 인해 이해하기 쉽고 역으로는 거침 없이 표현되는 대사 속 불안감과 행동이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재미를 구사시킨다. 특히 마이클 만의 기묘한 편집과 촬영은 영화 속 진행 상황이 실제 시간과 100% 일치하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쳐보이기까지 하다. 이 작품 속 가장 확실한 특징이라고 하면 바로 인물의 성격 및 구성이다. 톰 크루즈가 연기한 빈센트라는 인물은 대사로 하여금 자신의 행동에 대해 매우 합리적인 인물처럼 묘사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한 질문에 그는 총알이 그를 밀고 떨어뜨려 죽였다는 이상한 말을 하기도 하고 너가 이런 살인을 경험해봤자 저 아득한 땅에서는 하루에 한 명씩 사람이 죽어간다고, 그걸 너가 언제 한번 신경쓴 적 있냐는 궤변을 토한다. 물론 맥스는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필이면 이 사건에 자신이 연루된 것에 대해 한탄할 뿐이었지만, 항상 곤란한 상황 속에 빠지면 대부분은 왜 하필이면 재수없게 아무것도 아닌 자신이냐며 이 상황과 덧붙여 상대방을 비난한다. 더욱이 알 수 없는 청부 업자의 정신 세계는 분명히 이성적이지만 또 다른 세계에서 건너온 더욱 괴기한 존재다. 특히 그는 사람이 죽이는 것을 일일 뿐라는 듯 받아 들이며  존중성에 대해 일체 거부하며 영업을 수행하듯 움직인다.
 배우에게 자기 감정이 잘 실린 영화는 많지 않지만 관객이 유난히<콜래트럴>의 빈센트에 현혹되는 이유는 그가 엄청나게 이성적이고 차분하다는 점이다. 중간 중간 일어난 맥스의 도발로 그가 분명히 놀라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매우 지적이다. 단호하며 냉철한 존재임과 동시에 그가 이용하는 맥스의 모습은 실제 성격에 따라 차이는 존재하지만, 가장 평범한 택시 기사의 모습이기 때문에 그가 이후에 도전할 수 있는 장면들을 보기 이전에는 절박한 기분만을 남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