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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랜스포터 익스트림 (The Transporter 2, 2005)

 우리나라의 캐이블에서 해주는 영화 채널의 장점은 재미있는 영화들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서 요즘에는 극장에서 놓친 최근 작품들이 갈수록 더 빠르게 볼 수 있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자주 해주는 만큼 단점은 쉽게 말해 빨리 질리고 일부에서는 화까지 날 정도로 지겹게 방영해주기도 한다. <트랜스포터 엑스트림>이 그런 영화였는데 오히려 지나치게 자주 해주다보니 눈쌀찌푸리기 망정이었다. 실제로 더 불안한 것은 이 영화가 망한 싸구려 영화라고 오해받지 는 않을까 해서 더 그런 것 같다.
 제이슨 스타뎀은 내가 좋아하면서도 주목하고 있는 배우이다. 그가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를 생각해보면 그래도 많은 필모그라피를 기록하였다. 가이 리치의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에서의 그의 비중은 데뷔작인만큼 상당히 적었다. 그 이후에도 <이탈리안 잡>이나 <리볼버>같은 작품에서 등장했다고 해도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트랜스포터가 그를 알리는 최고의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도 그를 처음 알게된 작품이 바로 이 영화였는데 막상 역순해서 트랜스포터 시리즈를 접하고 나니 적어도 나로서는 이 영화 시리즈가 의외였다. 속편을 먼저 접했을 때는 이 영화 시리즈가 킬링 타임 용이다라고 생각하면서 보고 스타일에 적응된 상태로 전편을 그 뒤에 봤는데 의외로 1편은 시간을 죽이려는 느낌조차 나지 않았다. 서기가 등장하는 것도 의외였고 프랭크와 타르코니 사이의 대화 분위기도 1편과 2편에서는 꽤 밍숭맹숭했다. 타타르코니의 캐릭터는 2편에서 보면 꽤 재미있는 조연이었는데 과거의 모습을 보니 상당히 분위기를 잡는 형사의 모습이다. 오히려 2편이 더 좋았던 이유는 그 배경이 미국이라는 점과 더욱 급박할 정도의 액션씬이 등장하는 거였다. 항상 자신이 프로라는 것을 강조하 듯 정장만 차려 입어서 꼭 몸 속에는 권총을 들 것 같은 프랭크의 첫 인상이 행동과는 다르다는 것도 괜찮았고  뭐 어쨌든 먼치킨 액션이라 충분히 킬링 타임의 기분은 느꼈지만 말이다. 1편과 2편과 비교했을 때 스토리의 구성이나 느낌은 2편이 더욱 단순해지면서 빠른 느낌이었다.
 항상 1편을 좋아하는 팬들은 2편을 실망한다. 내 생각에는 성공한 1편의 영화는 단점을 버리고 장점만을 흡수하고 이야기를 어느 정도 연계시켜야 2편마저 기막히게 성공을 유도할 수 있는데 반면 이 영화의 경우 장점과 단점 둘 다 버리고 조금 더 스타일리쉬하게 변화했다는 점 때문에 의외로 실망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오히려 2편을 선호하는 편이다. 어차피 말도 안되는 액션 장면이 등장해도 부드럽게 소화해줬으니 딴지 걸 필요도 없었고 결정적으로 영화 내내 지겹지 않았다는 점이다. 넓은 미국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미국 액션 영화가 정신 없이 위치를 바꾼다. 방이 많은 병원, 잡동사니로 정신 없는 대형 창고 그리고 침몰하고 있는 비행기 속 싸움같이 꽤 한정된 장소를 설정하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2편은 꽤 악당이 개성이 뚜렷해졌다. 여자 악역이 너무 특이한 맛이있어 무섭기까지 했고 그 이상한 여자 친구 버리고 도망치는 뻔뻔한 보스가 가관이다.

이러니까 무섭다


 한편 이 영화는 정말 2편에서도 제목을 보고 보는 사람들에게 쥐약처럼 느낄 정도로 밍숭맹숭하다. 트랜스포터의 운전 장면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 두 시리즈에서의 시작은 처음 보는 사람이 예상하듯 주인공이 자동차를 모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막상 트랜스포터라는 이름이 그냥 직업을 대표하는 것 이외의 역할을 하지 않을 정도로 자동차 씬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고나서 다시 그는 트랜스포터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아, 이 사람 트랜스포터였지.' 이렇듯 두 영화 자체에서 나오는 독창적인 매력은 없었지만 스타일 자체만의 매력이 강해 정말 킬링타임 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못보겠다고 말할 영화였다. 어쨌든 주인공들이 죽는다든지 드물게는 악당을 놓치면서 막을 내리는 것을 유도하진 않은 상태로 최대한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유쾌하고 단순하며 뼌한 액션 영화를 가벼운 마음으로 본다는 면에서 이 영화가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하나로 꼽혔지만 지금은 보고 싶지 않다. 다시 보고 싶을 때가 된다면 그건 지금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3편을 보고 난 뒤겠다.